
NOAA 산하 연구소에서 일하다 해고된 한 직원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항의 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기상학회(AMS)는 3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최근 미국 과학 역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해 과학 혁신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AMS는 성명에서 “날씨 및 기후 정보의 가치는 연간 1000억 달러(146조 원)를 초과하며 이는 기상 과학 및 서비스와 관련해 연방 기관이 투자한 금액의 약 10배에 달한다”며 “정부 내 과학 관련 인력의 해고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하고 공공 안전, 경제 복지 및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상 과학자, 쓰나미 경고 직원 해고 “그들은 우리 눈과 귀”

3일(현지시각) 미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NOAA 대량 해고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쓰나미·허리케인 같은 재난에 대해 경고하는 부서의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었다.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메릴랜드주)은 “그들은 우리의 눈과 귀”라며 “(그들의 업무가 없으면) 사람들이 죽거나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는 기상 인력뿐 아니라 비용 감축도 추진하고 있다. 미 뉴스 매체인 악시오스(Axios)는 트럼프 행정부가 NOAA에 일기 예보를 위한 두 개의 중추적인 센터의 임대를 곧 취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기상 데이터와 예보를 전송하는 통신 장비들이 설치돼 있다.
기후 과학자인 다니엘 스웨인은 SNS에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사실상 모든 일기 예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미국의 수치 기상 예측이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PCC에도 불참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은 최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IPCC는 전 세계 과학자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후변화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 보고서를 수년에 걸쳐 작성하는 등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모델링 개발 같은 중요한 기후 연구를 미국이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쌓아왔던 기후 리더십은 약화되겠지만 다른 국가들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