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는 111.2(2020년=100)로 전월보다 2.7%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월(-2.9%)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난해 11월 1.2% 감소했던 전 산업 생산은 12월 1.7% 반짝 상승했다가 방향을 다시 틀었다.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이어진 내수 부진도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설 연휴에 이은 임시공휴일 지정도 온기를 퍼뜨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긴 연휴로 숙박ㆍ음식업(1.4%), 예술ㆍ스포츠ㆍ여가(0.9%) 등 대면업종은 소폭 개선됐지만, 도소매업(-4.0%), 운수ㆍ창고업(-3.8%)은 부진했다.
재화소비의 경우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1.1%) 판매는 늘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2.6%)의 감소 폭이 컸고, 화장품 등 비내구재(-0.5%) 소비도 부진했다.
그나마 잘 버티던 설비 투자 또한 전월 대비 14.2% 감소했다. 2020년 10월(-16.7%)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2월 급증했던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 등이 평년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1월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긴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12월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1월의 '트리플 감소'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건설 부문의 더딘 회복도 우려를 키운다. 1월 건설투자는 전월 대비 4.3% 감소했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인 데다 그 폭도 커지고 있다. 수주 또한 전년 동월 대비 25.1%나 감소했는데 민간(-29.2%)은 물론 공공 발주(-9.0%)마저 줄었다. 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건설의 회복이 늦어지면 올해도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예견된 수출 둔화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대출금리에 소비 여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정 지출 늘리는 등의 대응책이 쓸 시점이지만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