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비판한 박문성 해코지 당해…해설 하차하고 생계 막혔다"

지난해 9월 국회에 출석한 정몽규(앞줄) 축구협회장과 박문성(동그라미 안) 해설위원. 뉴시스

지난해 9월 국회에 출석한 정몽규(앞줄) 축구협회장과 박문성(동그라미 안) 해설위원. 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연임을 공개 반대한 박문성 축구해설위원과 박주호 전 국가대표 선수가 해코지를 당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정 회장 측근들이 여러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에서 "축구계 (문제) 현안을 알린 이들이 해코지를 당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정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한 뒤 박문성 위원이 K리그 해설에서 하차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위원과 박주호 선수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유튜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 회장을 공개 비판했었다.

특히 박 위원은 지난해 9월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정몽규 회장 시대가 끝나는 게 맞다. 무엇이 문제인지 의식이 없고 공감 능력, 풀어나갈 능력이 없다"고 발언했다. 앞자리에 앉아 이를 듣던 정 회장은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박 위원의 사정을 알고 있는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박 위원이 하던 모든 활동이 막힌 상황"이라며 "축구판이 좁다. 정 회장 당선 이후 박 위원과 협업하던 여러 방송국, 유튜브 채널에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느 시대인데 비판했다고 생계를 막느냐. 정 회장이 소통을 강조하는데 보복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올해부터 '스카이스포츠' 채널 K리그 해설에서 빠졌다. 이 회사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자회사 소유로 박 위원은 지난 2020년 K리그 중계 시작부터 함께한 원년멤버였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이번엔 제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위원은 해설위원 하차 사유에 대해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을 아꼈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당선 후 첫 행보로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사재 50억원 축구센터 기부'를 공약하고 85.7% 득표율로 4연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