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폭등'에 美 농림부 장관 "마당에서 닭 키워라"… 여론 악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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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이 계란값 폭등을 두고 "뒷마당에서 닭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는 앞서 언론 기고문에도 "계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일반 가정도 닭을 기를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농담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롤린스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계란값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롤린스는 자신도 과거 닭을 직접 키웠다며 "가정집 뒷마당에서 닭을 키울 수 있고, 이는 훌륭한(awesome) 해결책"이라고 답했다.

최근 미국에선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수백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됐고 계란값이 크게 올랐다. 일부 지역에선 계란 12개가 10달러(약 1만4000원)를 넘어섰다고 한다. 장바구니 물가의 대표 격인 계란이 오르자 트럼프 행정부도 임기 초반부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의회 연설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계란값을 통제불능으로 만들었다"며 책임을 떠밀기도 했다.

미국 LA의 한 슈퍼에 계란 사재기를 금지하는 문구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LA의 한 슈퍼에 계란 사재기를 금지하는 문구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롤린스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 정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고 계란값을 잡기 위해 최대 10억달러(1조 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방안 중에는 외국산 수입, 양계장 내 '최소 공간 확보' 규제를 완화와 함께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자택에서 닭을 직접 기르는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미국 시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롤린스가 출연한 폭스뉴스 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채널에도 "우리집에는 뒷마당이 없는데"라거나 "내가 키우는 닭이 전염병에 감염돼 있다면 어떻게 할거냐" 등 네티즌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SNS에서도 "10~20달러 계란값이 비싸다고 600달러짜리 닭장을 사서 뒷마당에 설치해야겠다"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