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오폭 사고' 현장 안전조사…주민들 "밤에 한숨도 못 잤다"

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반이 파손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반이 파손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어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짜장면집을 운영하는 이윤복(64)씨는 연신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가게는 지난 6일 발생한 ‘군 전투기 폭탄 오폭 사고’ 현장과 700m 떨어진 곳에 있다. 사고 여파로 전등이 깨지고 내부 자재 일부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봤다. 그는 “가게가 엉망이 돼 눈앞이 캄캄했는데 어제 오후에 시청이랑 소방에서 나와서 모두 치워주고 갔다”며 “다시 장사를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포천시는 7일 군 전투기 폭탄 오폭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 당국과 합동으로 조사단을 꾸려 피해 현장 조사와 안전진단에 착수하는 한편 부상자 지원과 긴급생활안정비 지급 등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지원한다.  

안전진단은 경기도와 국방부 전문가 주도로 진행된다. 전기시설과 가스시설의 안전 상태, 건물 구조물의 위험 여부를 확인하고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오폭 사고 여파로 인한 수도와 전력 시설 파손은 전날 오후 9시쯤 복구됐다.   

경기도는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부상자에 대한 일대일 매칭 지원에 나서고 국가 차원의 치료비 지원이 이행될 수 있게 협조하기로 했다. 긴급복지법에 따른 긴급 생활 안정비도 지급한다. 오폭 사고로 불안해하는 주민들의 심리적 안정 지원을 위해 재난 심리 회복지원센터도 현장에 마련했다.  

포천시는 소방, 군부대와 함께 노곡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조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이 사고로 피해를 본 민가는 모두 58가구로 파악됐다. 이 중 18가구 40명이 인근 콘도와 모텔에서 숙박했고, 15가구는 친인척 집에서 하루를 지냈다. 26가구는 깨진 유리 등을 치우고 일시 귀가했다. 포천시는 주민 피해 접수처를 운영하는 등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 선포도 건의할 예정이다.  


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반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7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반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주민들은 사고 당일보단 안정된 상태다. 하지만 피해 복구 등에 대해선 막막해했다. 노곡리 노인회 총무인 김종문(66) 홀리씨드버스킹교회 목사는 “시와 군 등에서 피해 상황을 파악해서 갔고 관련으로 동네 방송도 계속했다”며 “곧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포천시 이동면 관계자는 “신체보단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사고 발생지역 외에도 인접 지역에서 유리창 파손 등 피해 신고가 들어와 전체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전날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발생한 군 전투기 폭탄 오폭 사고로 민간인 15명, 군인 14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포천시가 파악한 피해자는 총 17명으로 전날(15명)보다 2명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