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WSJ 인터뷰 중 대선 출마 묻자 웃음 "지금은 임무 집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양자전략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양자전략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이 무역 및 경제 분야에서 보다 균형 잡힌 상호이익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한미동맹을 격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민간 부문과 함께 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행정부가 같은 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발효한 가운데 이뤄졌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미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에 대해 최 권한대행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WSJ은 최 권한대행이 11일 국무회의에서 했던 발언인 "트럼프발(發) 미국 우선주의 화살이 우리나라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을 인용하며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2007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현재 미국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제품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4배'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소개했다.

최 권한대행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을 원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미국 내 한국 기업의 직접 투자 확대가 중간재 수출 증가로 이어졌으며, 이는 일시적인 무역흑자 증가 요인일 뿐 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WSJ은 이에 대해 "삼성과 현대 같은 한국 대기업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공한 인센티브 영향을 받아 수백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했다"며 "지난 2년간 미국 내 '그린필드 투자'(투자국에서 신규 생산시설·법인을 설립하는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나라는 한국이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가 성사될 경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을 초과 달성했음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 조선업계 전문가들이 협력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우리의 역사적 입장과 국익을 고려할 때 무역 확대를 저해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유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멕시코나 캐나다는 한국의 무역 전략에 적합한 준거 대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WSJ은 이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멕시코·캐나다와 달리 대미 수입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들 국가와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최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젓고 "현재로선 내 임무를 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