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 중 하나”(스위스 대형은행 줄리어스 베어)
“미국에서 집값 싼 오클라호마주(州) 털사보다도 주택 구매가 더 쉬운 도시 중 하나”(미국 컨설팅 업체 데모그라피아)
이런 상반된 평가를 받는 국가가 있다. 바로 싱가포르다. 국토 면적(735.6km²)이 서울시(605.2km²)의 1.2배 수준인 싱가포르는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하다.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포르의 부동산 가치는 1㎡당 약 2만446 달러(약 2977만원)로 전 세계 2위였다.
물론 싱가포르인들의 경제력도 월등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9만1100달러로 한국(3만6000달러)의 2.5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공공주택 단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데모그라피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포르는 전 세계 94개 도시 중 주택 구매 능력 순위 11위였다. 주택 구매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3.8로, 뉴욕(7), 런던(8.1), 홍콩(16.7)보다 훨씬 낮았다. PIR 값이 점점 커진다는 건 주택을 사기 위한 시간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연 소득 상승이 주택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내 집 마련에 오래 걸린다는 뜻이다.

싱가포르 HDB주택. 싱가포르주택청
흔들리는 부동산 왕좌…과열된 재판매 시장

지난해 10월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의 거리. AFP=연합뉴스
지난 5년간 가구별 소득(중위값)은 약 20% 증가한 반면, HDB 주택의 재판매가는 50% 이상 상승했다. 특히 10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8600만원)를 초과하는 거래 건수가 2020년 100건 미만에서 지난해 1000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시세 차익 논란이 불거지면서 추첨 대기자들 사이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신재민 기자

싱가포르 총리 로렌스 웡이 지난해 11월 2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정부 청사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싱가포르 부동산 업계에선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현지 부동산 전문가인 니콜라스 막은 “공공주택 공급은 정부와 국민 간의 사회적 계약”이라며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수요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