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견본주택 모습. 뉴스1
7일 중앙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2023년 3월 5일~24년 3월 5일 기준)간 서울에서 실거래 신고된 아파트 5만7430건 중 8억~12억 아파트 매매 비중은 27.9%(1만6030건)였다.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정중앙에 위치하는 값)은 9억8750만원이다(KB국민은행).
통상 8억~12억원대 아파트는 서울 근로자 평균소득(2023년 기준 4797만원, 국세청) 수준의 맞벌이 부부가 금융권 대출을 한도까지 받아 살 수 있는 수준으로 통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한 가구의 평균소득은 8000만원 안팎이었고, 이들은 9억~10억 아파트를 많이 구매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같은 기간 영등포구(1242건)와 강동구(1165건), 동작구(1138건), 성동구(1053건)도 상대적으로 이 가격대 아파트 거래가 많았다. 송파구는 송파파인타운(84㎡),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59㎡) 등 925가구가 매매됐다.
중간 가격대 아파트 거래 중 2020년 이후 준공된 신축 비중은 11.6%였다. 특히 소형으로 분류되는 59㎡ 이하 거래 중 16.8%는 5년 미만 아파트였다. 지난해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중 5년 미만 신축이 차지하는 비중(8.9%) 대비 높은 수치다. 중간 가격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실수요자가 많은 만큼 신축 선호 현상이 더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모습. 연합뉴스
특히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이 가격대 전체 거래 중소형 매매 비율이 높았다. 강남구의 경우 이 가격대 매매 338건 중 82%(277건)가 59㎡ 이하였다. 강남구 수서동에 있는 까치마을 아파트(39㎡), 개포동에 있는 성원대치2단지(33‧39㎡) 등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 기대감이 큰 곳의 거래가 눈에 띈다. 용산구(68.8%)와 광진구(68.5%), 서초구(59.1%), 송파구(59.3%) 등도 소형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이 지역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영향이 크지만 좁더라도 강남권이나 한강 벨트에서 살고 싶은 1~2인 가구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 1년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50억원 이상은 434건으로 0.8%에 불과했다. 30억 이상 50억 미만 거래는 2076건으로 3.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