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온라인 게시판에서 가열된 탄핵 여론전…용산구는 집회 전담 대책반 꾸려

11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아미 기자

11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아미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집회 열기가 가열됨에 따라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지자체)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정문과 맞은편 인도엔 ‘탄핵 각하’ ‘대통령이 옳았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1인 시위자 1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법원 100m 이내 집회‧시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1인 시위는 허용한다. 이들은 연신 “사기 탄핵” “국회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헌재 앞 가로수엔 ‘탄핵 무효’ 등이 적힌 빨간 리본과 ‘부정선거 사형’이라고 적힌 팻말이 붙어 있었다. 자유통일당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및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3000명 규모(신고 기준)의 집회를 이어갔다.

탄핵 찬성 측도 서울 광화문 서십자각 인근 등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광화문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의 기자회견도 이어졌다. 비상행동은 윤 대통령이 석방된 지난 8일부터 나흘째 철야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11일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아미 기자

11일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아미 기자

 
경찰과 지자체는 안전 관리 목적으로 도로 통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교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삼일대로(안국→낙원상가) 구간이 전면 통제돼 가변차로가 운영된다. 또 오후 6시 30분부터는 율곡로 일대 일부 차로가 부분적으로 통제될 예정이다.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에선 용산구청의 전담 대책반(TF)이 가동된다. 연일 집회가 이어지는 상황에 따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TF는 7개의 기능반과 1개의 점검반으로 구성돼 폐기물 처리 및 교통 대책 마련, 불법 주정차 단속, 한남초 등 교육환경 보호 등을 수행한다.


이날 관저 인근에선 경찰 및 구청 직원들이 시민에게 보도 육교 대신 임시 횡단보도를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용산구는 육교 정밀 안전진단 등을 위해서 지난 9일에 북한남삼거리 남측에 임시 횡단보도를 설치한 바 있다. 한남초 앞에선 노란 조끼를 입은 구청 직원들이 5명 배치돼 학생들의 하굣길을 도왔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용산구청 직원이 질서를 관리하고 있다. 전율 기자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용산구청 직원이 질서를 관리하고 있다. 전율 기자

 
경찰은 탄핵 심판 선고일이 정해지면 헌재와 광화문이 있는 서울 종로·중구 일대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지정하고, 안전·질서 유지 및 인파 관리에 경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소방당국 및 지자체 등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경찰은 혹시 모를 테러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선고 전후 전국 시·도 경찰청에 유해 조수 구제용 총기 출고를 금지하는 지침을 하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경찰은 총기 출고를 전면 금지했다. 

경찰은 또한 드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헌재 주변을 ‘임시 비행금지공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임시 비행금지공역으로 지정되면 헌재 일대 드론 비행이 엄격히 제한되고, 불법 비행 시엔 전파 차단기 등을 통한 현장 드론 포획 및 관계법령에 따른 처벌이 이뤄질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탄핵 찬반 여론전은 과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매크로(자동입력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해서 탄핵 찬반 게시물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헌재 자유게시판은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273만1802건이던 게시물 수가 불과 10분 만에 약 3200건(총 273만5002건)이 늘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