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안보여"…中 삼킨 모래폭풍, 한반도 덮친다

중국 신장자치구 지역의 한 도로에 앞 차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모래 폭풍이 덮쳤다. SNS캡쳐

중국 신장자치구 지역의 한 도로에 앞 차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모래 폭풍이 덮쳤다. SNS캡쳐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13일 전국을 뒤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미세먼지(PM2.5)에 이어 중국발 황사까지 연이어 찾아오면서 인천과 충청 지역에는 황사 위기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11일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12일 몽골 동쪽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기류를 타고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황사는 오늘(12일) 밤을 시작으로 13~14일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앞서 11일 중국 북부 지역에서는 저기압의 상승기류를 타고 황사가 발생해 주변 도시를 덮쳤다. 소셜미디어에는 네이멍구와 신장자치구 등 사막 인근 지역에서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강력한 모래 폭풍이 도로를 덮친 영상이 올라왔다. 황사의 영향으로 수도 베이징에도 황사 1단계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12일 오전 10시 황사(노란색 영역)가 서해 상공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천리안 2A호 위성에 포착됐다. 기상청 제공

12일 오전 10시 황사(노란색 영역)가 서해 상공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천리안 2A호 위성에 포착됐다. 기상청 제공

국내에 황사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건 13일 새벽부터다. 전날 발해만 북쪽에서 추가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수도권 등 서쪽 지역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황사 발원지로 강한 기류를 타면 불과 몇 시간 만에 국내에 도달할 수 있다. 이에 출근길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황사에 대비하는 게 좋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발해만 북쪽에서 저기압과 뒤이어 온 고기압 사이에 기압경도력이 강해지면서 강풍이 불어 황사가 발생하는 조건이 형성됐다”며 “이 황사가 13일 새벽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는데 거리가 가깝다 보니 전날보다 농도가 더 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매우나쁨’…황사 위기경보 발령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유입된 12일 서울 경복궁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유입된 12일 서울 경복궁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사의 영향으로 13일에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세종·충북·충남은 가장 높은 등급인 ‘매우나쁨’(150㎍/㎥ 초과) 수준까지 치솟겠고, 서울 등 나머지 지역도 ‘나쁨’(81~150㎍/㎥)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밤사이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함께 유입되면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오전에 높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인천‧세종‧충북‧충남에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관심 단계의 황사 경보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황사가 발생하거나,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관계 기관과 해당 지자체에 곧바로 상황을 전파하고, ‘황사 재난 안내서’에 따라 철저하게 대응할 것을 요청했다. 

오일영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시작으로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황사 발생 대비 국민행동 요령’에 따라 야외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개인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날이 풀리기 시작한 지난 주말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의 영향으로 잿빛 하늘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7일부터 닷새 연속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 데다가 대기가 정체한 탓에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까지 쌓였다. 여기에 황사까지 오면서 주말이 되기 전까지는 공기가 탁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황사의 영향이 1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청정한 북동 기류가 유입되면서 황사가 해소되고, 미세먼지 농도도 ‘보통’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