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조치로 미국으로 들어가는 약 1500억 달러(약 218조 원) 상당의 철강ㆍ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볼트ㆍ너트ㆍ스프링 등 166개 파생 상품은 곧바로 25% 관세가 적용됐다. 다만 범퍼ㆍ차체ㆍ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과 가전 부품, 항공기 부품 등 87개 파생상품은 미국 상무부의 추가 공고가 나오기 전까지 이번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상품에 대해 철강ㆍ알루미늄 함량을 기준으로 추후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로 미국 자동차, 캔, 태양광 패널 및 기타 제품 제조업체 비용이 상승해 미국 경제 전반이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 S에서 하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韓 수출 한도 폐기…美 제품 대체 가능성
일괄적 관세 부과 조치는 주로 미국의 기존 동맹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71억4000만 달러ㆍ23%), 멕시코(35억 달러ㆍ11%), 브라질(29억9000만 달러ㆍ9%) 순이었으며, 한국(29억 달러ㆍ9%)은 그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후퇴는 없다는 기조다. 그는 이날 워싱턴 DC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열린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대화에서 관세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관세가 (경제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관세는 더 높을 수도 있다. 관세도 큰 성과지만 가장 큰 성과는 그들(해외 기업)이 미국으로 오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가 대미 투자 확대 및 고임금 일자리 창출의 수단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캐나다에 50% 관세 위협, 5시간 뒤 철회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캐나다산 철강ㆍ알루미늄에 대해 12일부터 전 세계 철강ㆍ알루미늄 제품 적용 관세 25%에 추가로 25%를 더한 5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전날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트럼프 행정의 캐나다산 목재ㆍ낙농제품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 수출용 전기에 25%의 세금을 부과하자 내놓은 보복성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관세를 내리지 않으면 4월 2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관세를 대폭 올릴 것이다. 그러면 캐나다 자동차 제조업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하지만 잠시 후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는 미국 상무부와 함께 낸 공동 성명에서 “미국 미시간ㆍ뉴욕ㆍ미네소타주로 수출하는 전기에 부과하던 25%의 할증료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도 ‘캐나다산 철강ㆍ알루미늄 추가 관세 25%’를 철회하면서 사태는 일단 누그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50%의 징벌적 관세 부과를 예고한 지 5시간 만이었다.
EU, "4월부터 41조원 규모 맞불관세 부과"
앞서 EU는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과 2020년 보복 관세를 도입했지만 미국과 협상을 거쳐 올해 3월 말까지 발효를 보류했었다. 이런 관세 카드를 되살리기로 한 셈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들 재조정 조치는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시행된다"며 "선박부터 버번 위스키, 오토바이에 이르기는 (미국산) 상품들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