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과의 환담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환담 행사에서 “알루미늄 관세와 4월 2일 계획한 (상호) 관세에 변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그럴 일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는 수년 동안 바가지를 썼고 더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알루미늄이든, 철강이든, 자동차는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혼란 약간 있겠지만 길지 않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격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와 유럽연합(EU)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캐나다를 향해선 “캐나다는 미국을 필요로 하지만 미국은 그들의 에너지도, 목재도 필요하지 않다”며 “어쨌든 우리의 가장 위대한 주(州)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U에 대해선 “우리는 그들의 일방 통행로와 같다”며 “EU는 매우 고약하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간 몇 차례 언급해 온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대한 질문에 “저는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국제안보를 위해 그것을 필요로 한다”고 답했다. 나토 수장을 옆에 두고 나토의 집단방어 대상에 포함돼 있는 그린란드 병합 욕심을 숨김없이 드러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고 그린란드와 덴마크는 일제히 반발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페이스북에 “적당히 좀 하라(Enough is enough)”며 여야 모든 정당 대표를 소집해 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옌스-프레데리크 니엘센 민주당 대표도 트럼프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하면서 정치권 단합을 촉구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나토 조약과 유엔 헌장, 국제법을 보면 그린란드는 병합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인교 “상호관세 채점기준 파악 우선”
정 본부장은 또 “미국이 1차로 4월 2일 자체 판단에 의한 국가별·품목별 관세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때 발표하더라도 최종은 아닐 것”이라며 “결국은 개별 국가들과 협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 2일 상호 관세율 책정 가능성에 대비한 설명자료를 미 정부에 제시하겠다면서다.

‘트럼프발 관세 드라이브’에 대한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머스크의 테슬라도 ‘관세 우려’ 표명”
한편 로이터통신은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600억 달러(약 87조3500억원)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2일부터 발효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로 미국 내 자동차 업계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다. 미국 내 완성차 업체들은 투자 계획을 세우기 전에 관세 정책과 차량 배기가스 배출 정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백악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악화를 우려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9~11일 미 성인 16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미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답변은 19%에 그쳤다. 또 응답자의 70%는 관세가 오르면 소비자 물가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퀴니피액대가 지난 6~10일 11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공개한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4%로 ‘지지한다’는 응답(41%)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