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MLB 도쿄시리즈 한신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상대 선수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의 서막을 알리는 도쿄시리즈가 열도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개막했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오타니 쇼헤이(31)가 ‘개선장군’ 같은 위용을 뽐내며 금의환향했고, MLB를 대표하는 정상급 선수들은 화려한 플레이로 일본 야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MLB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기획된 도쿄시리즈는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연습경기를 통해 막을 올렸다. 먼저 15일에는 시카고 컵스와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 그리고 LA 다저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연습경기가 열렸고, 16일에는 대진을 바꿔 다저스와 한신, 컵스와 요미우리가 평가전을 치렀다.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MLB는 지난해 한국에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참가한 서울시리즈를 개최했다. 국내 야구팬들은 과거 박찬호(52)와 류현진(38) 등이 뛰었던 다저스와 지난해까지 김하성(30)이 활약한 샌디에이고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MLB의 수준 높은 야구를 마음껏 즐겼다. 한껏 고무된 MLB는 올해에는 서울시리즈의 2탄인 도쿄시리즈를 기획했다.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27)와 사사키 로키(24)가 다저스에서 뛰고 있고, 컵스에는 이마나가 쇼타(32)와 스즈키 세이야(31)가 몸담고 있어 다저스와 컵스가 도쿄시리즈 파트너로 낙점됐다.
일단 도쿄시리즈는 서울시리즈를 뛰어넘는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총 4차례의 연습경기와 공식 개막 2연전은 일찌감치 예매 전쟁을 일으켰다. 도쿄돔 수용인원은 최대 4만3500명인데 판매 개시 1시간도 되지 않아 티켓이 모두 팔리면서 암표 시장이 덩달아 커졌다. 적게는 5만원, 많게는 50만원까지 하는 티켓 가격은 재판매 사이트에서 최대 수천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3일 미국 LA타임즈는 “가장 저렴한 개막 2연전 입장표는 현재 300만원 정도 한다. 그러나 이 티켓은 구할 수도 없다”고 보도했고, 일본 니케이도 “입장권 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서자 MLB 사무국이 티켓의 불법적인 재판매를 엄중 경고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16일 접속한 글로벌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에선 다저스와 컵스의 개막 1차전 암표가 1만9000유로(약 3000만원) 안팎으로 팔리고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MLB 도쿄시리즈를 찾은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오타니 쇼헤이 인스타그램
오타니는 15일 열린 요미우리전에서 2-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2루에서 우중월 2점홈런을 터뜨리며 영웅의 귀환을 알렸다. 특유의 쏜살같은 대포로 도쿄돔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일본 개선 경기에서 완벽하면서도 아름다운 아치를 그렸다. 도쿄돔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MLB 도쿄시리즈가 열리는 일본 도쿄돔 외곽 풍경. EPA=연합뉴스
오타니를 앞세운 도쿄시리즈는 18일과 19일 개막 2연전을 벌인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와 사사키를 1·2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했고, 컵스는 이마나가와 저스틴 스틸(30)을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