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직원들, 방산 공장 부른다…'칼' 만드는 독일의 고육책 [밀리터리 브리핑]

무기와 장비 생산과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이 가동률이 떨어진 자동차 산업 일부를 군수품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독일 안보 및 방위산업 연방 협회는 정부에 이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①독일, 자동차 산업을 방위산업으로 전환 검토
러시아의 위협과 미국의 압박 속에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는 독일이 자동차산업의 방위산업으로의 전환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독일 안보 및 방위산업 연방 협회(BDSV)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방위산업 생산의 병목 현상을 극복하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제조 역량을 활용하자는 차원에서 나왔다.

라인메탈과 군수품 생산에 협력하기로 한 컨티넨탈 AG. 컨티넨탈 AG

라인메탈과 군수품 생산에 협력하기로 한 컨티넨탈 AG. 컨티넨탈 AG

 
독일 자동차 부문을 군용 장비 생산으로 전환하자는 BDSV의 제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24년 6월 방산업체 라인메탈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컨티넨탈 AG와 위축 중인 자동차 산업에서 해고의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의 재교육을 촉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 회사가 체결한 양해각서엔 라인메탈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컨티넨탈 AG 공장의 인력을 인근 방산 공장에서 고용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다. 라인메탈은 최근 이전에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던 베를린과 노이스의 두 공장에서 군수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른 방산 업체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센서 전문업체 헨솔트는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컨티넨탈 AG와 보쉬에서 200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독일과 프랑스 합작회사인 KNDS는 최근 괴를리츠에 있는 프랑스 철도업체 알스톰의 차량 공장을 인수했다. 이 공장은 레오파드 2 전차와 푸마 보병 전투 차량을 포함한 군용 차량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개조될 예정이다.


독일 자동차산업의 방위산업으로의 전환과 관련, BDSV 회장은 생산 물량 증가 외 빠른 납품의 필요성을 포함해 무기 수요 문제에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을 기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재교육 수단을 제공하고 직원 재배치 비용을 충당하는 방법으로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산업의 군수 공장으로의 전환은 독일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 폴란드에선 파산 위기에 처했던 우르수스 트랙터 공장이 우크라이나 기업가와 관련된 MI 크로우에 인수됐다. MI 크로우는 공장에서 농업용 트랙터 대신 군용 차량 제작에 집중할 예정이다.

②유럽과 미국, 러시아의 GNSS 위협에 대응 중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러시아의 GPS 신호 방해에 대응해 유럽연합이 위성항법시스템(GNSS) 지상 관제센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유럽은 지구 중간 궤도를 도는 27개의 위성으로 이루어진 갈릴레오라는 자체 개발 GNSS를 운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수평으로 최대 20㎝까지 위치 정확도를 제공하고 있다. 갈릴레오 시스템은 미국 GPS 및 러시아 글로나스(GLONASS)의 지원도 받으며, 군사적 통제가 아닌 민간 통제 속에 있는 유일한 GNSS다.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안티-재밍 GPS 시스템. 제너럴다이내믹스 미션 시스템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안티-재밍 GPS 시스템. 제너럴다이내믹스 미션 시스템

 
스페인 GMV는 네덜란드 노르트바이크에 있는 갈릴레오 위성 센터를 개량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서비스의 초석 중 하나로, 신호의 품질을 추적하는 동시에 GPS, 글로나스, 베이더우(BeiDou) 같은 다른 나라의 항법 시스템 등이 포함된 유엔 공동 프로젝트에서 유럽 모니터링 및 분석 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시설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핵심 업무 중 하나인 서비스 저하 조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V2라고 불리는 업그레이드는 2026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GNSS 신호 방해는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선과 발트해에선 신호 중단 때문에 부정확한 위치 판독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민간 비행과 군사 응용 분야 모두에 문제와 안전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은 무기 시스템 개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미국제 M142 하이마스 다연장 로켓과 M924 엑스칼리버 유도포탄은 러시아의 GPS 교란으로 정밀도가 크게 하락해 작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었다.

미 육군은 지난 2년간 M142 하이마스와 M270A1 MLRS용으로 BAE 시스템의 디지털 GPS 안티잼 리시버(DIGAR) 376개를 구매했고, 2025~2029년 사이에는 284개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다. DIGAR은 원래 전투기용으로 설계됐지만, 현재는 지상 장비용으로도 생산되고 있다. 영국은 레이시언은 영국에 랜드 쉴드 시스템 1000개 이상을 판매했고, 제너럴다이내믹스도 유럽에 관련 제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③미 육군, 소형 드론 운용을 꺼리지 않도록 만들 예정 
미 육군이 병사와 지휘관이 분실 시 뒤따르는 조사 때문에 소형 드론 운용을 꺼리지 않도록 비행 및 분실 규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 2024년 10월 미국 국방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는 지상전에서 드론이 혁명을 주도하고 있지만, 미 육군 일부에서 통신 장애·배터리 방전·돌풍 등으로 인해 손실되면 받게 될 조사를 두려워해 드론 운용을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드캣의 블랙 위도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미 육군. 레드캣

레드캣의 블랙 위도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미 육군. 레드캣

 
당시 보도에서, 미 육군 능력 관리 책임자 닉 라이언 대령은 드론을 분실하거나 충돌시키거나 파손하면 전면적인 조사를 해야 하며, 조사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군인이 책임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려고 전면적인 조사와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라이언 대령은 드론을 재산 손실에 따른 재정적 책임 조사를 의미하는 FLIPL로 알려져 있었고, 군인들이 결코 날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비행 중 고장 나면 군인들이 조사를 피하고 전투 지역에서 이를 회수하려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조사에 필요한 비용이 드론보다 더 비싸질 수도 있었다.

현재 육군이 운용하는 모든 드론은 “비축 재산”으로 간주되는데, 국방부는 일반적으로 5000달러 이상의 모든 재산을 재산 장부에 기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기준은 민감한 품목이 없는 드론에 해당되는 것이며, 미 육군은 국방장관실에 해당 가격대를 재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육군 관계자들은 문제를 인식하고, 회수할 수 없는 드론 및 장비에 대한 다른 옵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 육군 보급 정책 및 프로그램 책임자인 시드니 스미스는 기본적으로 각 드론에 대한 요구사항을 설명하고 손실을 언제 탕감할지, 공식 조사를 언제 추진할지에 대한 몇 가지 예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실이나 위법 행위가 드론 손실의 원인이 아닌 것이 분명한 경우, 각 드론의 가격표와 거기에 포함된 민감한 항목을 자세히 설명해 지휘관들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계급에 대한 세부 사항도 확인할 예정이다. 스미스는 조사가 보편화된 또 다른 이유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신중한 문화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