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은행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16개국(G20 국가에서 중국ㆍ호주ㆍ사우디아라비아 제외) 중 한국 기업의 평균 주주보호 점수는 11점 만점에 6.8점으로 12위에 그쳤다. 영국(9.3점)ㆍ미국(8.9점)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일부 신흥국(브라질 8.2점, 인도 7.5점)보다 낮았다. 한은 연구진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에서 제공하는 기업 데이터 중 주주보호 관련 항목을 선정해 기업별로 자체 계산한 후 다시 국가별로 합산해 평균을 냈다.

정근영 디자이너
주주환원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주주환원 방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지급 비율)이 한국은 평균 27.2%로 16개국 중 꼴찌였다. 영국(137.4%)ㆍ이탈리아(116.4%) 등 배당 선진국과 4~5배 차이가 났다. 영업현금흐름 대비 배당금 지급ㆍ자사주 매입 규모도 0.2배로 14위에 그쳤다.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각 0.1배) 다음으로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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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은 주주환원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오히려 연구개발(연구·개발)이나 자본 투자를 통한 수익성ㆍ성장성 개선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추정됐다. 반대로 금융업은 배당 확대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김 차장은 “고성장 산업의 경우 자본적 지출이 기업가치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밸류업 지수 구성에 있어 업종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