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두고 장사해봐?…사장님 40%는 3년 안에 망했다

음식점 등 사업체를 차린 창업자 10명 중 4명은 3년이 안 돼 장사를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당시 떠안은 빚은 평균 1억 원이 넘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21일~2월 18일 폐업 후 재창업한 420명과 폐업 후 취업했거나 취업·재창업을 준비하는 400명 등 8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자 중 절반(52.3%)은 창업하기 전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4명(39.9%)은 창업 후 폐업하기까지 3년이 채 안 걸렸다. 1년 이상~3년 미만이 34.3%로 가장 많았고 1년 미만도 5.6%로 나타났다. 이어 10년 이상(22.3%), 5년 이상~10년 미만(21.2%), 3년 이상~5년 미만(16.6%) 순이었다. 

서울 종각역 인근 한 건물에 붙은 임대 문구. 연합뉴스

서울 종각역 인근 한 건물에 붙은 임대 문구. 연합뉴스

 
사업체를 유지하는 평균 기간은 6.5년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8.4년)이 비교적 길었으며 서비스업(6.7년), 도·소매업(6.6년), 숙박·음식점업(5.1년) 등이 뒤를 이었다. 

창업 이유(복수응답)로는 생계 유지(65.4%)가 높았다. 이어 직장 생활보다 더 많은 수익을 위해(45.0%), 적성·경험을 살리기 위해(40.7%), 취업난과 불투명한 직장 전망(25.2%) 등으로 나타났다. 


폐업 이유(복수응답)로 10명 중 9명(86.7%)은 수익 악화와 매출 부진을 꼽았다. 적성·가족 등 개인 사정(28.7%), 신규 창업이나 관련 준비(26.0%), 임대기간 만료 등(21.8%) 등의 사유를 댔다. 

수익과 매출이 부진한 원인으로 사장님들은 고객 감소(52.2%)를 꼽았다. 인건비 상승(49.4%), 원재료비 부담(46.0%), 임대료·관리비 등 고정비 상승(44.6%) 등도 지목됐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인건비 상승(51.1%)이 가장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에선 배달앱 등 온라인 플랫폼사의 수수료·광고비 부담(35.6%)도 평균(16.3%)의 2배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폐업하기 전까지 월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 벌었다는 응답이 27.8%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00만원 이상(20.6%), 3000만원 이상~6000만원 미만(19.5%), 500만원 미만(16.7%), 500만원 이상~1000만원 미만(15.2%) 등 순이었다. 월 평균 매출은 도·소매업(7229만원)과 제조업(6872만원)이 숙박·음식점업(3473만원)과 서비스업(2750만원)과 비교해 높은 편이었다. 

장사를 접을 결심을 할 시점 떠안은 빚은 평균 1억236만원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1억4441만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철거비나 원상복구 비용, 종업원 퇴직금과 세금 등으로 나가는 폐업 비용은 평균 2188만원에 달했다. 폐업에도 애로가 있었는데 ▶폐업 후 생계유지 방안 마련(31.1%) ▶권리금 회수, 업체 양도(24.3%) ▶대출금 상환(22.9%) 등이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명동 상가에 '폐점' 문구가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명동 상가에 '폐점' 문구가 붙어 있다. 뉴스1

소상공인을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이자 감면 등의 채무 부담 완화 정책이 63.9%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외 임대료·전기료 등 고정비 경감 정책(51.0%), 재기·생계 유지를 위한 노란우산 제도 강화(44.4%) 등이 꼽혔다. 노란우산 제도는 폐업·노령 등으로 소득 공백이 생길 경우 생활 안정과 재기를 돕기 위한 공제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