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매직, 예전같지 않네...2028년까지 개발 계획 공개에도 주가 하락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시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시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인공지능(AI) 칩 거물 엔비디아가 2028년까지 AI 칩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컴퓨터 연산량 수요가 지난해 예상했던 것보다 100배 이상 많을 것”이라며 고가의 고사양 칩 개발 계획을 쏟아냈다. 하지만 ‘황의 매직’은 예전만 못했고, 오히려 실망에 가까웠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4% 하락했다. 

황 CEO는 18일(현시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칩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재 주력 AI 칩인 블랙웰(B200)의 개량형 ‘블랙웰 울트라’(B300)는 올해 하반기에, 블랙웰 울트라보다 컴퓨터 작업 처리 성능이 3.3배 빠른 차세대 칩 ‘루빈’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루빈의 개량형인 ‘루빈 울트라’는 2027년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내년엔 자체 CPU 탑재…파인만 첫 언급 

18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엔비디아는 하반기 출하를 앞둔 블랙웰 울트라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12단 제품 8개를 탑재해(총 288GB), 블랙웰보다 HBM 용량을 50% 늘렸다. 차세대 AI 칩인 루빈과 루빈 울트라에는 각각 288GB의 HBM4(6세대)와 1테라바이트(TB)의 HBM4E(7세대)가 탑재될 예정이다. 

루빈에는 엔비디아의 첫 자체설계 CPU(중앙처리장치)인 ‘베라(Vera)’가 들어간다. 블랙웰까지는 대만 미디어텍과 공동 개발한 CPU 그레이스를 썼다. 황 CEO는 “AI 공장(데이터센터)에서 호퍼(H100) 대비 블랙웰 성능은 68배, 루빈은 900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차세대 AI칩 파인만(Feynman)을 2028년에 내놓겠단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 물리학자 이름을 딴 파인만이란 명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양은 밝히지 않았다.  

“AI칩 수요 여전”…개인용 AI 슈퍼컴 공개

이날 황 CEO는 중국 ‘딥시크’발 고비용 AI칩 무용론을 잠재우려는 듯 “지난해 전 세계가 잘못 알았다. 올해 AI에 필요한 컴퓨팅 연산량은 작년 이맘때 예측했던 것의 100배는 더 많다”고 수요 증가를 강조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라클 등 4대 클라우드 기업이 이전 세대인 호퍼 칩을 지난해 130만개 구매했고, 올해에는 블랙웰을 360만개를 구매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말 출시한 블랙웰이 “완전히 가동되고 있다”며 설계 결함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에 선을 그었다.  


AI칩 시장 확장에 대한 야심도 드러냈다. 이날 황 CEO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와 ‘DGX 스테이션’을 공개했다. 기존에 데이터센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성능을 향후 AI 개발자나 연구자, 학생들이 개인용 PC나 노트북에서도 구동할 수 있다. 그간 집중해온 게임 및 데이터센터 시장을 넘어 개인용 AI PC 시장에도 뛰어들겠단 의미다.  

협력사 언급에 삼성·SK 없어…주가는 하락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시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시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외에 AI가 적용될 분야로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를 꼽았다. 특히 AI 자율주행 부문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TSMC와도 ‘실리콘 포토닉스’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전자로 하던 컴퓨터 간 통신을 광자로 가능케 해 전송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이다. 이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황 CEO의 장밋빛 청사진에도 시장 반응은 미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식 시장에서 젠슨 황의 '미다스의 손'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고객 및 파트너 기업의 이름을 언급하면 해당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날 기조연설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