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그 요리에 2시간 순삭…술꾼 자극한 '홍콩의 노포'

중화요리는 불맛이 생명이다. 홍콩에서는 길거리에서도 ‘웍질’ 하는 풍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사진은 홍콩 인기 다이파이동 '오이만상'의 모습.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화요리는 불맛이 생명이다. 홍콩에서는 길거리에서도 ‘웍질’ 하는 풍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사진은 홍콩 인기 다이파이동 '오이만상'의 모습.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추천! 더중플 - 홍콩백끼
홍콩에도 포장마차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저녁 시간, 노상에 자리 펴고 술과 음식을 파는 다이파이동(大牌檔)은 우리네 포장마차와 쏙 닮았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은 떡볶이‧순대‧닭똥집처럼 간단한 음식이 주를 이루지만, 홍콩 포장마차는 차림표가 더 복잡하고 화려합니다. 볶음부터 구이‧찜‧조림까지 없는 게 없지요.  

홍콩에서 다이파이동은 일종의 추억을 의미합니다. 1970년대 100개가 넘었다는 다이파이동이 지금은 17곳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홍콩 정부가 다이파이동 면허 발급을 중단했기 때문이지요. 남은 가게도 상속만 가능한 형태여서 앞으로 줄어들 일만 남았습니다. 오늘은 ‘홍콩백끼’가 강력히 추천하는 홍콩의 포장마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더중앙플러스를 구독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이파이동에 대한 첫인상은 강렬했다. 야외 주방에서 담배 물고 웍을 돌리는 요리사, 웃통 반쯤 까고 음식 나르는 배불뚝이 아저씨, 인도(人道)를 버젓이 차지한 플라스틱 의자까지. 솔직히 처음에는 의자에 앉을 엄두도 안 났다. 그러나 음식을 한입 먹어보고선 의자를 당겨 앉았다. 그렇게 앉아 2시간을 먹고 마셨다. 행인의 시선 같은 건 잊은 지 오래였다. 다이파이동은 홍콩의 음식 문화가 살아 꿈틀대는 현장이다. 당신이 을지로 골목의 노포 감성을 즐기시는 술꾼이라면 기꺼이 경험해볼 만 하다.

홍콩에서 다이파이동가 탄생한 지도 100년이 훌쩍 넘었다. 홍콩 정부는 1921년 노점 허가제를 도입했다. 당시 이동형 노점과 구분하기 위해 고정식 노점에 상대적으로 큰 허가증을 부여했단다. ‘큰 패(大牌)’를 붙인 가게. 홍콩의 포장마차가 ‘다이파이동(大牌檔)’으로 불리게 된 사연이다. 

요즘은 실내 포차식 다이파이동이 많아졌다. 쾌적한 환경 덕에 인기가 높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요즘은 실내 포차식 다이파이동이 많아졌다. 쾌적한 환경 덕에 인기가 높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야외에 자리한 전통식 다이파이동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홍콩의 서민 문화를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지만, 50년 내력이 기본인지라 열악한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 화장실을 못 갖춘 집도 있고, 불쾌한 냄새와 벌레를 견뎌야 하는 집도 있다.  

다이파이동은 가보고 싶은데 불편하고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실내 다이파이동을 추천한다. 에어컨 바람 맞아가며 다이파이동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홍콩의 실내 다이파이동도 한국의 실내 포차처럼 현대적인 감성으로 무장했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중화요리를 맛보는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야외의 다이파이동과 다르지 않다. 


홍콩백끼가 추천하는 실내 다이파이동은 몽콕(旺角) 야시장 맞은편의 ‘레이디스스트리트 식판 컴퍼니(女人街食飯公司)’다. 내부를 가득 채운 옛날식 네온사인, 둥그런 나무 테이블과 시뻘건 등(燈), 의도적으로 촌티 낸 메뉴판 등 구석구석이 레트로 소품으로 가득하다. 손님 대부분이 20~30대 홍콩 젊은이다. 평일에도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송로버섯을 올린 멘보샤. ‘레이디스 스트리트 식판 컴퍼니’의 간판 메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송로버섯을 올린 멘보샤. ‘레이디스 스트리트 식판 컴퍼니’의 간판 메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레이디스스트리트 식판 컴퍼니의 간판 메뉴는 중국식 새우토스트 ‘멘보샤(84홍콩달러·약 1만5000원)’다. 멘보샤 위에 송로버섯을 올린 것이 특징. ‘진진’ 왕육성 사부도 “정성이 대단하고 맛이 깊다”고 극찬한 음식이다.

다이파이동에서 주로 즐기는 조개·새우 같은 해산물 요리도 두루 맛볼 수 있다. 마늘과 당면을 얹은 가리비 찜(蒜蓉粉丝蒸扇贝), 맛조개 볶음(豉椒炒蟶子), 고추‧마늘 양념 게 볶음(避風塘炒蟹)이 대표적으로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메뉴다. 

✈️🍜 밥 먹으러 홍콩 가요!
더중앙플러스 인기 시리즈 ‘홍콩백끼’가 다시 한번 홍콩으로 떠납니다. 이름하여 ‘홍콩백끼 미식 원정대’. 홍콩백끼가 소개한 홍콩 맛집 100곳 중에서 엄선한 식당을 경험하는 프리미엄 미식 여행 상품입니다. 홍콩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비롯해 줄 서는 딤섬 맛집, 생동감 넘치는 다이파이동과 길거리 음식까지 홍콩의 미식 문화를 한껏 체험합니다. 숙소는 홍콩을 대표하는 특급호텔인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입니다. ‘장국영이 사랑한 호텔’로 유명한 그곳이지요. 국내 중식당 최초로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에 오른 ‘진진’의 왕육성 사부(1차), 글 쓰는 요리사로 이름난 박찬일 셰프(2차), 그리고 백종현 기자가 함께 원정에 오릅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나투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정: 1차 5월 28~31일(3박4일), 2차 6월 11~14일(3박4일)
-문의: 02-1800-9030
 

😋 홍콩백끼 미식 투어 미리 맛보기
현지인도 줄 서 먹는 딤섬집
유통 과정에서 2~3일씩 딤섬을 묵혔다가 사용하는 평범한 체인점에 속지 마시라. 몽콕(旺角)의 원딤섬(一點心)은 ‘당일 생산 당일 소진’이 원칙이다. 하루 평균 1000개씩 팔린다는 새우 교자 하가우(蝦餃)가 강력 추천 메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9985

광둥 파인다이닝의 전설
포시즌스 호텔 홍콩 4층의 ‘룽킹힌(龍景軒)’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중식당이다. 『미쉐린 가이드 홍콩·마카오』가 처음 출간된 2009년 바로 3스타를 획득했고, 2022년까지 14년 내리 3스타를 유지했다. 딤섬‧볶음밥처럼 간단한 메뉴를 먹어봐도 맛의 차이를 알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2721 

인생 사진은 덤~ 전망 좋은 맛집
‘크루즈 레스토랑 앤 바’는 홍콩섬 최북단 노스포인트(北角)의 하얏트 센트릭 호텔 23층에 자리한 레스토랑이다. 노스포인트의 수많은 전망 포인트 중에서 자리 경쟁이 제일 치열한 명당으로 통한다. ‘랍스터 나이트’ ‘와규 마니아’ 식으로 요일마다 다른 콘셉트의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444

'홍콩백끼 미식 원정대'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