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가 자충수…피치, 美 올해 성장 전망 2.1→1.7%로 하향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AFP=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AFP=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벌이는 관세 전쟁이 미 경제에 역풍을 몰고 왔다는 진단이다.

피치는 18일(현지시간)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3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춰 1.7%로 예상했다. 내년 전망치도 종전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시작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미국과 세계의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2023년 2.9%, 2024년 2.8%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이 1%대로 꺾일 것이란 전망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등을 반영했다. 피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약 1%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2.6%에서 2.3%로 종전 대비 0.3%포인트 내렸다.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2%로 제시했다.  


피치는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이 2026년까지 미국과 중국, 유럽의 국내총생산(GDP)을 약 1%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과 독일의 재정 부양책이 미국 관세의 부작용을 일부 상쇄하겠지만, 유로존의 성장세는 더욱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관세 여파로 ‘기술적 침체(2분기 이상 GDP 감소)’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미국의 정책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갈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전망치의 가정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포함해 대규모 관세 충격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미 주식시장은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는 0.62%, S&P500은 1.07%, 나스닥은 1.71% 각각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Fed가 다음날 금리 결정과 함께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