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외친 국힘 전북도의원…"민주당 가라" 문자폭탄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찬성한 국민의힘 이수진 전북도의원(비례대표).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찬성한 국민의힘 이수진 전북도의원(비례대표).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이수진 ‘일당백’→‘공공의 적’ 

이수진 전북도의원(비례대표)은 도의원 40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37명인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이다.  “일당 독점 탈피”를 외치며 민주당 소속 김관영 지사가 이끄는 전북자치도를 견제해 왔다.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까지 민주당이 싹쓸이한 전북도의회에서 이 의원의 쓴소리는 ‘소수 의견’이기 일쑤였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일당백”이란 평가가 많았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도 아닌 국민의힘 당원들의 ‘공공의 적’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하면서다.

'탄핵 각하 길' 걷기 기자회견을 마친 윤상현·조배숙 의원 등 국민의힘 기독인회 의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 각하 길' 걷기 기자회견을 마친 윤상현·조배숙 의원 등 국민의힘 기독인회 의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일상 깬 계엄은 위험” 

이 의원은 2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비상계엄은 국민 일상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누가 봐도 잘못되고 위험한 것”이라며 “전시·사변 상황도 아닌데 군을 동원해 위헌적이고 위법한 계엄을 발동한 대통령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냐”라며 탄핵 찬성 이유를 밝혔다.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자치도당위원장을 비롯한 당 중진 상당수가 윤 대통령 탄핵 각하를 주장하며 헌법재판소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민의힘이 헌정 질서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를 존중하지 않고 겁박하는 건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상욱 국회의원(울산 남구갑)을 ‘배신자’로 낙인 찍고 탈당을 요구하는 분위기와 관련해 “국회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의 횡포 때문에 피해를 본 국민의힘이 외려 김 의원 같은 소수 목소리를 핍박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국민의힘 이수진 전북도의원(비례대표)이 받은 항의 문자. 사진 이수진 도의원국민의힘 이수진 전북도의원(비례대표)이 받은 항의 문자. 사진 이수진 도의원이수진 전북도의원이 받은 항의 문자. 사진 이수진 도의원

“민주당으로 가세요” 항의 문자 쇄도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시점이 임박하면서 이 의원을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는 16일 이후 30통가량의 항의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왜 국힘에 있죠? 한동훈 프락치인가요?” “김상욱 손 잡고 민주당으로 가세요” 등 탈당·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많다. “아줌마 가만히 있으세요” “미치셨어요?” 등 인신공격 발언도 있다.


이 의원은 ‘탄핵 찬성으로 나중에 공천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내 이익과 기득권만 좇으면 이번 사태가 끝나고 도의회에서 5분 발언 등을 할 때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이란 말을 부끄러워서 못할 것 같다”며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옳은 길로 이끌어주는 게 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