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8년 11월 1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첫 중국-캐나다 경제·금융 전략 다이얼로그에서 캐나다와 중국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올해 들어 중국에서 캐나다인 4명이 처형당했다면서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마약 범죄와 관련된 엄중한 처벌이었다고 맞대응했다.
이번에 사형이 집행된 4명의 구체적인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된 222㎏ 규모의 필로폰을 호주로 밀수하려던 혐의로 2014년 중국에서 기소된 캐나다인 로버트 쉘렌버그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올해 초 중국이 마약 밀수에 연루된 캐나다 시민 4명에 사형을 집행한 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졸리 장관은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몇 달간 중국 측에 관대한 처분을 요청하고 사형 집행을 막으려 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 캐나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마약 관련 범죄를 엄하게 처벌해왔다”면서 “사건에 연루된 캐나다인들이 저지른 범죄 사실은 분명하고 증거도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마약 범죄를 타격하는 것은 각국 공동 책임이고, 중국은 법치국가로서 상이한 국적의 피고인을 동등하게 대한다”며 “엄격하게 법에 따라 공정히 처리했고, 법에 따라 당사자의 합법적 권리와 캐나다 측 영사 권리를 보장했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캐나다는 응당 법치 정신을 존중, 중국의 사법 주권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이 왜 지금을 캐나다인 사형 집행 시점으로 선택했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중국은 법치국가로, 우리는 법에 따라 관련 사건을 처리했다”며 “캐나다인의 권익도 충분히 보장됐다”고 답했다. 또 외국인 사형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중국은 법치국가”라는 답을 내놨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양인 처형은 상대적으로 드문 일이다. 이번 사형 집행은 최근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상호 고율 관세로 악화한 가운데 벌어진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앞서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 부과에 이어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며, 중국은 보복 차원에서 이날부터 캐나다산 농축수산물에 대한 25∼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양국은 지난 2018년에도 강도 높게 충돌한 바 있다. 당시 캐나다 당국은 미국 요청으로 중국 최대 통신 장비업체인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으며 중국은 보복 차원에서 캐나다인 2명을 체포해 수년간 억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