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는 녹지 비율이 30%에 달하는 공원의 도시다. 영국식 정원과 열대 식물이 조화를 이룬 애들레이드 식물원이 특히 근사하다. 식물원은 오는 4월 29일까지 미국 유리공예가 ‘데일 치훌리’의 작품 15점을 전시한다. 최승표 기자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었다. 한 번도 뾰족한 답을 듣지 못했고, 난생처음 그런 질문을 받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며칠 지내보고 알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완벽한 날씨, 풍족한 녹지와 다채로운 먹거리(특히 와인!)를 자랑하는 도시는 구태여 랜드 마크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세계 3대 공연 축제로 꼽히는 ‘프린지 페스티벌’ 기간에 애들레이드를 방문해 도시의 매력을 만끽했다.
도심 감싼 공원서 열린 축제
![공연·예술·음식을 즐기는 축제 ‘프린지’의 현장.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1/4fae82fc-0849-43ed-8d81-2daa716d0bc3.jpg)
공연·예술·음식을 즐기는 축제 ‘프린지’의 현장.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
애들레이드 도심은 도넛처럼 생겼다. 고층빌딩 즐비한 시가지를 널찍한 공원이 에워싼 형태다. 이달 23일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지는 프린지의 주 무대도 공원 구역이다. 낮에는 어린이도 볼 만한 공연이 열리고, 저녁에는 제법 수위가 높은 성인용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는 1432개 쇼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예술·음식을 즐기는 축제 ‘프린지’의 현장.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1/9c650f5f-b35c-4269-b504-9241b99e565a.jpg)
공연·예술·음식을 즐기는 축제 ‘프린지’의 현장.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
이튿날 아침, 축제장을 다시 찾았다. 난장이 다름없던 공원은 고요한 초록 낙원이었다. 식물원에서는 미국 유리공예가 데일 치훌리의 특별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식물원은 정갈한 영국식 정원과 우람한 열대 식물이 공존하는 신비한 세상이었다. 치훌리의 작품을 감상하다가 멸종 위기종인 회색머리날여우박쥐 떼도 만났다.
달리 작품 전시한 와이너리
![마켓에서 우유를 사는 현지인.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1/c70747be-ffff-4e37-8f78-79b0491d860c.jpg)
마켓에서 우유를 사는 현지인.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
올해는 리밀 공원에만 32개 식당, 15개 바가 들어섰다. 소문난 지역 맛집 ‘루네(Lune)’의 팝업 매장에서 고수 곁들인 소고기 타르타르, 홍합 스튜, 가리비구이를 먹었다. 풍미 그윽한 남호주산 와인과 궁합이 좋았다.
남호주는 호주 와인 생산량의 절반을 책임진다. 와이너리 투어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80여 개 농장이 밀집한 와인 산지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이 도심에서 차로 40분 거리다.
![와이너리에 전시된 달리의 조각품.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1/49d3c98b-bde2-4a75-9d4e-627c85f2141f.jpg)
와이너리에 전시된 달리의 조각품.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
![애들레이드 센트럴 마켓에서 맛본 중동 음식, 팔라펠.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1/8fd6d221-71f3-4c80-a24e-ef39f026ccdd.jpg)
애들레이드 센트럴 마켓에서 맛본 중동 음식, 팔라펠.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
134m 아치 정상을 등반하다
![시드니 하버브리지를 등반하는 사람들.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1/df54150e-a10d-4ab1-b8a8-1efaf51de5a7.jpg)
시드니 하버브리지를 등반하는 사람들.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
하버 브리지는 1932년 완공된 1149m 길이의 아치교다. ‘브리지 클라이밍’은 1998년 시작했다. 등반 체험은 준비 시간이 길다. 건강 상태와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각종 서류에 서명한 뒤 안전 교육을 받는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어떠한 소지품도 챙길 수 없고, 난간에 연결된 케이블에 몸을 의지한 채 걸어야 한다.
![하버브리지에서 굽어본 오페라 하우스.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21/ca5191dc-e70c-4225-9588-b2e6fdae58ed.jpg)
하버브리지에서 굽어본 오페라 하우스. 최승표 기자, [사진 호주관광청]
1시간 30분 만에 다리에서 내려왔다. 멀찍이 서니 아치를 오르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였다. 저길 올랐었다고? 다시 생각만 했는데도 오금이 저렸다.

차준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