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론조사 51% "트럼프는 적"… 9%만 우방으로 평가

지난 7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반 트럼프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반 트럼프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인의 절반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유럽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그의 행동을 독재자에 가깝다고 평가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지정학 전문 매체 르 그랑 콩티낭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클러스터17이 실시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트럼프 대통령을 유럽의 적으로 간주했다. 그를 유럽의 우방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덴마크 등 유럽연합(EU) 소속 9개국 성인 1만57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가운데 63%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세계를 더 불확실하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본 이들은 15%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적 원칙을 얼마나 존중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엔 39%가 '독재자처럼 행동한다'고 답했고 43%는 '권위주의적 경향'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선 76%가 '독재자', 16%가 '권위주의적'이라고 답해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도 71%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79%는 그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5개국에서는 테슬라 제품에 대한 불매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최소 60%를 넘겼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할 경우 EU가 더 많은 군사적 개입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54%가 '그렇다'고 답했고, 40%는 반대했다.

유럽 내 무기 조달을 통해 군사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71%가 찬성했다.

프랑스의 핵우산을 EU 회원국 전체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에는 전체 응답자의 61%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프랑스 내에서는 52%가 찬성해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다.

12개월 의무 복무제 도입에 대한 질문에는 찬성 52%, 반대 48%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한편 EU가 미국과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62%가 반대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