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의 즐거운 건강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 등 영양 풍부
서울대가 언론사·기업들과 함께 하는 ‘기업건강경영문화 캠페인’ 중 하나로 체중조절을 위한 채소와 과일 섭취를 생활화하기 위해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를 알아보던 차에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만든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하루 500g 이상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한국영양학회가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양이다. 성인병과 암 예방을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을 5접시, 매 끼니 채소 1접시씩을 그리고 중간에 간식으로 과일을 먹으면 된다.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해 암과 만성질환 예방을 통한 건강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이번 주말부터 채소와 과일을 보약이라 생각하고 하루 채소와 과일 500g 섭취를 생활화하자.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도 검증된 보약이다.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은 불편할 수 있지만, 3~6개월 계속 먹게 되면 습관이 되어 맛있어지고 나중에는 즐기게 된다. 누구나 경험하듯이 입맛은 변한다. 맛은 습관이다.

그래픽=정수경 기자 jung.suekyoung@joins.com
베리류 키운 핀란드, 암 사망률 53% 감소
미국·캐나다·핀란드 등 여러 국가가 나서서 영양불균형 해소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핀란드의 ‘노스카렐리아 시범사업(North Karelia Project)’이 흥미롭다. 핀란드는 국가의 주요 산업인 낙농업을 베리(딸기류) 작물산업으로 전환(Berry program)하기 위해 재정을 지원해 베리 판매 및 베리 식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협력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인 버터 소비를 줄이고 저지방 우유와 채소 섭취를 증가시키는 등 식습관을 변화시켰다. 그 결과 30년 후에는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75% 줄었고, 암 사망률도 53% 감소했다.
비만을 단순히 개인적인 게으름만으로 탓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황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의 간편한 섭취 방법’(28.4%), ‘쉽게 구매 가능한 환경’(19.7%), ‘저렴한 가격’(17.5%) 등의 조건이 갖춰진다면 신선한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식품문화를 위한 개인과 기업, 지역사회, 국가 차원의 협력 방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덴마크 정치드라마 ‘여총리 비르기트(Borgen)’에서 비르기트가 회의 테이블에 있는 과자를 과일로 바꾸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회의할 때 다과 대신에 바로 먹을 수 있는 사과나 귤, 혹은 컵에 든 과일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2011년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건강식품 5년 계획’을 통해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이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취약 지역에 300개 매장을 신설해 지역사회의 건강 증진에 기여했다. 사업 발표장에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직접 참석했다. 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함께 협의했었다. 식품회사와 유통업체들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은 직원들에게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며 국가는 개인과 기업에 국가 정책과 예산으로 지원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