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물로 씻고, 황토 족욕체험도…진화하는 전국 황톳길

황톳길에서 맨발로 걷고 따뜻한 물로 씻는다. 또 황톳길에 족욕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도 만든다. 맨발걷기 붐이 일면서 전국 자치단체가 황톳길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또 여러 지자체는 구운 황토를 까는 등 명품 황톳길 만들기 경쟁을 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와 의료계에 따르면 맨발 걷기는 자연과 교감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몸속 활성산소를 땅의 음전하로 중화하는 어싱(접지)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대전시 대덕구 장동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 중앙포토

대전시 대덕구 장동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 중앙포토

황톳길에 온수 공급 

22일 세종시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는 오는 5월부터 보람동 새숨뜰근린공원 황톳길에 온수(溫水)를 공급한다. 온수가 공급되면 황톳길 이용 시민은 맨발로 걷고 나서 따뜻한 물로 발 등을 씻을 수 있다. 온수 공급 시설은 동파(凍破)를 막기위해 보온용 비닐로 씌운다. 이 황톳길(길이 400여m)은 보람동 행정복지센터가 조성해 지난해 4월 개방했다.

한난은 이에 앞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중앙공원과 수원시 영통중앙공원 등에 지난해 3월과 12월에 한난존(온수 공급시설)을 각각 설치했다. 정용기 한난 사장은 “이번 사업이 세종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안양천 일대에서 열린 안양천 황톳길 걷기 행사에서 시민들이 황톳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안양천 일대에서 열린 안양천 황톳길 걷기 행사에서 시민들이 황톳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세종시에는 황톳길이 최근 잇달아 생겼다. 대표적인 곳은 금남면 비학산과 금강자연휴양림(400m), 중앙공원 솔숲정원(550m) 등이다. 비학산 황톳길은 산 정상부에서 일출봉까지 225m 구간에 지난해 8월 만들었다. 일출봉에 전망데크를 설치하고 벤치 등 휴게시설도 보강했다.  


황토풀 족욕 체험장도 들어선다 

충남 아산시는 오는 10월까지 배방읍 용곡·지산공원 황톳길에 황토풀 족욕 체험장을 만들기로 했다. 황토풀 족욕체험장은 질퍽질퍽한 황토를 원형 시설에 담아 조성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드러운 황토 촉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관련 사업비는 2억5000만원이다. 용곡공원(2.4㎞)과 지산공원(600m)에는 2011년과 2013년에 각각 황톳길을 만들었다.  

충남 아산시 황톳길. 사진 아산시

충남 아산시 황톳길. 사진 아산시

아산시는 또 올해 아산문화공원과 둔포면 중앙근린공원 황톳길 조성 사업을 끝낸다. 시는 아산문화공원에 2억5700만원을 들여 지난해 9월부터 길이 1227m의 황톳길을 조성 중이다. 현재 일부 구간은 조성돼 시민이 이용 중이다. 진흙을 직접 밟아 볼 수 있는 체험장과 세족장·그늘벤치 등이 설치된다. 둔포면 중앙근린공원 황톳길 길이는 900m 정도다. 시 관계자는 "황톳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시민 건강과 지역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친환경 힐링 공간"이라며 "새롭게 조성되는 황톳길이 새로운 힐링 명소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예산군도 올해 예산읍 향천사 일원과 신양면 신양중학교 일원 등 2곳에 황톳길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업비 8억원을 확보했다.

250도에서 구운 황토 깔기도 

다른 지자체도 색다른 황톳길 만들기 경쟁을 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는 ‘1동 1황톳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네마다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조성한 황톳길 6곳에는 250도 고온에서 구운 황토를 깔았다. 황톳길 옆에는 물안개를 뿌려주는 ‘쿨링 포그’를 설치했고, 비가 오는 날에도 걸을 수 있게 길을 따라 지붕도 만들었다.

가평 자라섬 황톳길. 중앙포토

가평 자라섬 황톳길. 중앙포토

광주광역시 서구는 100% 황토로 채운 황톳길뿐 아니라 물이 잘 빠지는 마사토 산책길도 따로 조성했다. 서구 관계자는 “알갱이가 굵은 마사토 산책로를 좋아하는 어르신이 많다”고 했다. 경북 안동시는 건강에 좋은 원적외선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적운모(레드 일라이트)를 활용해 낙동강 변에 ‘맨발로’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