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 개막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신경진 특파원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2025년 중국개발포럼(CDF) 개막식에 참석한 리 총리는 "우리(중국)는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며 "물론 이는 주로 외부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경우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새로운 증량(增量) 정책(양적완화)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리 총리는 ▶춘절(구정) 소비의 활황 ▶딥시크 등 과학기술의 돌파 ▶녹색 경제의 확산 등 세 가지 시각을 소개하며 5% 안팎으로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가 중국 경제의 능력과 잠재력에 기반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2~3월 중국 로봇 기업의 주문을 보면 올해가 중국의 다양한 로봇 양산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딥시크를 포함한) 항저우의 여섯 마리 작은 용과 같은 혁신기업이 중국의 어떤 도시에서도 다시 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23일 열린 중국발전포럼(CDF) 개막식에서 리창 중국 총리가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행사엔 이재용 회장 등 글로벌 기업 총수 87명이 참석했는데, 리 총리는 이를 연두에 둔 듯 연설 말미에 특히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들이 경제 세계화를 유지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며 “기업은 세계화의 수혜자일 뿐 아니라 세계화를 확고히 옹호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치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라'는 늬앙스의 발언이었다.
리 총리는 또 "단일 기업의 힘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모두가 단결하고 힘을 합치면 강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며 "기업가들이 함께 진심으로 협력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배격하고 상호이익을 위해 각자의 기업이 더 큰 발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지난 2000년 시작된 CDF는 해마다 3월 글로벌 CEO를 초대해 중국의 한해 경제정책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행사다. 원래 상무부총리가 주관하는 행사였지만, 지난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총리 기자회견이 사라지고 이 행사가 총리급으로 격상됐다.

23일 열린 중국발전포럼(CDF) 개막식에 참석한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양위안칭(오른쪽) 레노버 회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 사장. 신경진 특파원
이재용 회장, 리창 총리와 10개월만에 재회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선 이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이 회장이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을 만난 소식, 최근 삼성전자 내부 회의에서의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발언, 올해 들어 한국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감소폭 확대를 연계한 게시물 등이 속속 올라왔다. 한국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 1월 22.5%, 지난 2월엔 31.8% 급락했다. 3월 수출 감소폭도 30%대로 예상된다.

23일 열린 중국발전포럼(CDF) 개막식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