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샤워 캡슐에 들어가 있다. 기가진 캡처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21일(현지시간) '오사카 엑스포 시사회 전시'에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겉옷을 벗고 성인 남성 키만한 캡슐 형태의 부스에 들어갔다. 차량 운전석처럼 뒤로 비스듬히 젖혀진 의자에 앉자 뚜껑이 닫혔다.
곧이어 부스 양옆에 붙은 창문에는 뿌연 습기가 가득했다. 내부에서 뜨거운 목욕물이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수 있는 비누 거품도 나오고 다 씻은 뒤엔 바람으로 말리는 건조 기능까지 갖췄다.
뚜껑이 열리자 요시무라 지사는 촉촉한 얼굴로 신기한 듯 기계를 쳐다 봤다. 머리가 다 마르지는 않았지만 몸은 깨끗이 씻겼다고 일본 외신들은 전했다. 현지에선 '인간 세탁기'라고 부른다.
이 기계는 일본의 샤워기 부품 제조사 '사이언스 홀딩스'가 개발했다. 목욕하는 사람이 좌석에 앉으면 캡슐에 물이 채워지고 적정 물 온도를 자동으로 확인해 작동이 시작된다. 씻고 다 말리는 데 약 15분 걸린다고 한다.

샤워를 마친 뒤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기가진 캡처
회사 사장인 아오야마 야스아키는 10살 때인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샤워 기계를 처음 봤다고 한다. 당시 일본의 산요(SANYO)는 우주선처럼 생긴 캡슐에 사다리를 타고 들어가면 물이 나오고 초음파로 공기 방울을 만들어 몸을 씻어주는 시제품을 전시했었다. 아오야마 사장은 이때 받은 감동이 진화된 샤워 기계 개발에 나선 이유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으로 나이, 피부, 피로도 등을 파악하고 사람마다 최적화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노인 인구가 많은 일본에선 인간 세탁기 아이디어가 간병 현장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기도 힘든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이 주 사용자다. 청소기 헤드 형태의 샤워 호스에서 물과 비누가 나오는데 신체에 닿는 동시에 흡입돼 침대가 젖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