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행, 통상장관회의 연다…트럼프가 지른 관세 불 끄기 나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에 참석하며 최상목 부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에 참석하며 최상목 부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87일 만에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첫 일성으로 “이제는 좌우는 없다. 오로지 우리나라가 위로, 또 앞으로 발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과제”라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 헌재 결정 직전까지 서울 삼청동 관저에서 머물렀던 한 대행은 10시 21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히며 “모든 국민은 이제는 극렬히 대립하는 정치권에 대해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출근 직후 첫 일정으로 정부 청사 내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산불 총력 대응을 당부했다. 이후 전군 경계태세 강화와 집회 관리 등 안보·치안 관련 긴급 지시를 내린 뒤 최상목 경제부총리 보고→대국민담화→국무위원 간담회 →산불 현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점심은 국무위원 간담회 중 1만 원대 불고기 백반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초대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 등을 역임했던 한 대행은 최우선 국정 과제로 트럼프발 관세 전쟁 대비를 꼽았다. 한 대행은 정부청사로 출근하면서 “우선 급한 일부터 추슬러 나가도록 하겠다”며 “제가 앞장서서 통상 및 산업 담당 국무위원과 민간이 함께 민·관 합동으로 세계의 변화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국민담화에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경제 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미 현실로 닥쳐온 통상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데 저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여야에도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며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며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대행은 “제가 50년 가까이 모신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으로 치우는 것도, 오른쪽으로 치우는 것도 원치 않았다. 다만 위로, 앞으로 올라가고 나아가기를 원했다”며 “제가 내릴 모든 판단의 기준을 대한민국 산업과 미래세대의 이익에 두겠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직무 정지 기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주 주재해왔던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자신이 참여하는 통상관계장관회의로 격상하고, 이 회의체에 주요 민간기업 대표 등이 함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대행은 이날 최 부총리에게도 “민간 기업인 및 전문가들이 통상 협의체에 참여하는 방안 등을 내일 오전까지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정부 측에선 최 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통상 회의체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달 2일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티 15’(상호 관세 명단)을 발표한다”며 “민·관이 함께 대응해야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게 한 대행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 24일 경남 창녕군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산청군 산불 진화대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뉴스1

= 24일 경남 창녕군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산청군 산불 진화대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뉴스1

국무위원 간담회에선 지난 세 달여간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대행을 맡아왔던 최 부총리가 “드디어”라며 한 대행의 복귀를 반가워했다. 한 대행은 “최 부총리를 포함해 국무위원 한 분, 한 분이 정말로 수고하시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았다”며 “대한민국이 처한 대내외적 위기를 생각하면 우리 국무위원이 매 순간 심기일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공개회의에서 한 대행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의대생 복귀 관련 보고를 받고 “이번 주가 고비일 테니 지켜보자”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물가와 부동산 관련 현안 보고도 이어졌다. 한 대행은 이후 경북 의성군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하여 산불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의성 체육관에 마련된 주민 대피소를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한 대행은 “산불 진화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화재 진화 인력들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인 만큼 이들의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제도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주민들에게 상세히 안내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