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진입한 전봉준 트랙터…경찰, 견인하려다 충돌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천막농성장 인근에서 경찰들이 도심으로 진출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트랙터를 둘러싸고 있다. 뉴스1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천막농성장 인근에서 경찰들이 도심으로 진출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트랙터를 둘러싸고 있다. 뉴스1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트랙터 1대가 서울 광화문·경복궁역에 우회 진입해 26일 오전 경찰이 견인을 시도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트랙터를 돌려달라”며 기동대 차단선을 뚫고 연좌시위를 하자 경찰이 지게차로 트랙터를 견인하는 방법을 유보했다.

서울경찰청과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4시20분쯤 서십자각 천막농성장에서 전농 트랙터 1대를 발견한 뒤 지게차로 옮기려 시도했다. 집회 참가자 150여 명이 “인도를 열고 산불 꺼라” “대통령을 파면하라” “트랙터는 우리의 것”을 외치며 트랙터 견인을 막았다. 오전 8시20분쯤 기동대가 트랙터와 지게차를 둘러싼 뒤 천천히 이동했으나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 차벽을 뚫고 트랙터 앞에 앉거나 드러누웠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여러 차례 요청했음에도 해산하지 않고 있다. 신고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며 자진 해산하라고 방송했다. 트랙터 견인 과정에 탄핵 찬성 농성자들이 항의하고 탄핵 반대 진영 유튜버들까지 가세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트랙터 견인을 포기하고 이날 오전 8시40분쯤 통의동우체국 인근 자하문 방면 끝 차선에 세우고 차벽 버스로 둘러쌌다. 시위대 50여명은 트랙터 이동을 위해 차선을 확보하겠다며 팔짱 끼고 스크럼을 짰다. 경찰은 오전 9시 40분쯤 3차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시위대가 반발하면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시위대 50여명이 스크럼을 짜며 경찰의 트랙터 견인 시도를 저지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경찰은 나가" 등을 연호했다. 박종서 기자

2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시위대 50여명이 스크럼을 짜며 경찰의 트랙터 견인 시도를 저지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경찰은 나가" 등을 연호했다. 박종서 기자

광화문 탄핵 찬성 농성장 시민들과 지난 25일 전농 등 ‘전봉준 투쟁단’이 경복궁역 2번 출구로 집결하면서 자하문로는 상·하행 모두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오전 8시50분 기준 양방향을 모두 점거해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출근길 한 중년 여성은 “아침부터 시민 발을 다 묶어놓고 XX”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윤석열 퇴진 비상행동은 경찰이 비상행동 공동상황실장을 연행하고 농민과 비상행동 활동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끌어냈다고 공지했다. 또 인권침해 감시단 활동을 하는 변호사를 폭행했다고 알렸다. 현재 탄핵찬성 단체는 “경찰이 영장 없이 트랙터 견인 위해 병력 투입했다. 농성 중인 국회의원까지 사지 들어 끌어내고 불법 연행 서슴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긴급 요청 문자를 전파하고 광화문 농성장으로 이동을 촉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트랙터 1대, 화물차 1대가 서울 도심으로 진입해 모두 견인조치하고, 이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한 1명을 검거했다”며 “농민단체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주최자 등에 대해 엄정 사법조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태령 시위는 해산

한편 남태령고개에 모였던 전봉준 투쟁단 집회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해산했다. 오전 8시30분까지 탄핵 반대 유튜브 채널 운영자 차량이 서울 방향 2개 차로를 막아 통행이 어려웠으나 이후부턴 양방향 모두 차선 소통이 원활한 상태다. 전봉준 투쟁단은 전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과천대로 서울 방향에서 집회를 한 뒤 광화문으로 트랙터 40대를 실은 트럭 32대를 몰고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 차벽에 막혀 밤샘 집회를 벌였다.

26일 오전 7시 55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시위대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트랙터 1대를 견인 시도하는 경찰을 저지하기 위해 연좌 시위에 나섰다. 해당 트랙터는 기존 예고했던 남태령 고개가 아닌 다른 길로 우회해 서울 도심에 진입했다. 박종서 기자

26일 오전 7시 55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시위대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트랙터 1대를 견인 시도하는 경찰을 저지하기 위해 연좌 시위에 나섰다. 해당 트랙터는 기존 예고했던 남태령 고개가 아닌 다른 길로 우회해 서울 도심에 진입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