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8일 퇴임한다. 사진은 우 본부장이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으로 12·3 계엄 관련 수사를 지휘한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8일 퇴임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소추로 직무 정지된 상태여서 후임 인선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 본부장은 이날 따로 퇴임식 없이 2년 임기를 마치기로 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국수본 경정급 이상 간부들과 조촐한 간담회를 열고 하직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우 본부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퇴임사를 통해 “수사 경찰 구성원 모두는 편안한 승용차가 아닌 멈추면 쓰러지고야 마는 ‘두발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구성원 모두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후배 경찰관의 길과 지표과 되고 경찰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 본부장은 행정고시(38회) 특채로 1999년 경찰에 입직해 경찰청 형사국장 등을 역임한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2018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으로 재직할 때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경찰의 비상계엄 수사를 책임진 우 본부장은 지난 1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유혈사태 없이 완수했다.
국수본은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국수본부장 직무대리는 김병찬 경찰청 수사국장이 맡을 예정이다. 직제상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이 직무대리를 맡아야 하지만, 윤승영 전 수사기획조정관이 ‘방첩사 체포조 지원 의혹’에 관여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직위 해제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우 본부장 공백으로 계엄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찰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에 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우 본부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개인이 바뀐다고 해서 수사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가 나간다고 수사가 안 된다든지 이런 걱정이 돼야 아쉬움이 있을 텐데 별로 걱정되는 게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