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 재개 첫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557.98)보다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93.76)보다 20.91포인트(3.01%) 떨어진 672.85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1466.5원)보다 6.4원 내린 1472.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3% 내린 2481.1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500선을 밑돈 건 지난달 4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지수 하락은 1조5772억원 어치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이 주도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0.91포인트(3.01%) 내린 672.85에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줄줄이 내려 앉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02.77포인트(-4.05%) 빠진 3만5617.56에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8월 초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이날 4.2%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6%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46%, 선전성분지수는 0.97% 각각 내렸다.

김경진 기자
직전 거래일인 28일 미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2.70%)을 비롯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6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97%)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한 것도 아시아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중국 BNP파리바의 멀티 자산 투자 책임자인 웨이 리는 “많은 투자자들이 실제 관세가 발표되기를 기다리며 포지션을 정리하고 이익 실현에 나섰다”며 “이번 상호관세 발표는 시장 전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물가ㆍ소비 지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를 동반한 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시장 예상치(2.7%)를 넘어섰다.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 2%를 상회한 것은 물론, 전월(2.6%)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반면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전달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는 오르고, 소비는 위축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년 5개월간 금지한 공매도 재개 조치도 한국 증시 상승에 부담을 줬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값에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다만 공매도 재개로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지윤 기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44% 내린 103.874를 나타냈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원화 가치는 떨어진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금융시장이 대형 악재로 인식할지, 혹은 불확실성 해소로 판단할지에 따라 달러화 흐름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당분간 150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상호관세 발표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단계라 달러당 원화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신한은행 S&T센터도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자국우선주의와 글로벌 관세전쟁 아래 국내정치ㆍ정책 불확실성도 남아있어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2분기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