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수사한 박근혜와 같은 운명” 외신도 '尹파면' 긴급타전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외신들도 이를 긴급 타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법에 따라 헌재에서 윤 대통령이 직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 3명의 재판관이 필요했지만, 그는 한 명도 얻지 못했다”며 “윤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파면된 윤 대통령은 계엄과의 무모한 도박에서 패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윤 대통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탄핵으로 파면된 두 번째 한국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탄핵 소식을 홈페이지 전면에 배치했다. 슈피겔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해 한국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며 “헌재의 즉각 파면은 한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탄핵 심판 선고는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이 저조한 성장과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전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일대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일대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신들은 파면 선고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을 평가했다. CNN은 “비상계엄 선포 후 지속한 불확실성과 법적 분쟁이 종식됐다”고 했다. NYT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수개월 간의 정치적 혼란을 겪은 후 새로운 리더십을 선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헌재 선고로 윤 대통령은 취임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권한을 박탈 당했다”며 “한국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정치 사건 가운데 하나가 종결됐다”고 했다.

탄핵 관련, 윤 대통령의 검사 이력에 주목한 외신도 있다. CNN은 “윤 대통령은 수년 전 다른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투옥에 기여해 명성을 얻었지만, 지금은 같은 운명이 됐다”며 “검사 출신 정치인의 놀라운 몰락”이라고 짚었다. FT는 “강경파 전직 검사의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은 1980년대 후반 민주주의로 이행한 이래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파면 후 국가적 혼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AP통신은 “윤 대통령 지지자의 불복 집회 등으로 국가적 분열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호외를 통해 “탄핵을 둘러싼 여야와 여론의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외신들은 탄핵 선고 직후 진영 간 분위기도 상세하게 전했다. BBC는 “탄핵 인용을 찬성한 쪽에선 환호를 지르며 마치 한국 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이들은 침울한 분위기 그 자체로, 참석자 한 명은 ‘한국은 끝났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헌법재판소 밖에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여러 세대의 시위대가 판결에 환호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함께 울었다”며 “반면 대부분 고령 시위자로 구성된 윤 대통령 지지 군중은 비교적 조용한 가운데 ‘선거 조작’에 대한 불만이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자유통일당 관계자 및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열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자유통일당 관계자 및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열하고 있다. 뉴스1

일부 외신은 향후 우발 사태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선고를 앞두고 서울 시내 경찰이 삼엄한 경계 태세를 갖췄다”며 “판결 내용에 따라 시민 충돌이나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조치한 것”이라고 했다. 

선고 일자가 늦어진 것과 관련, 아사히는 “이번에는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도 어느 정도 있었고, 비상계엄이라는 사안의 중대성 등으로 헌재가 신중을 기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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