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트라우마 이겨냈다"…광주 5·18광장 울려퍼진 "만세, 만세!"

“민주주의가 이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행복합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발표된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한 부부가 탄핵 인용을 생방송으로 시켜본 뒤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발표된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한 부부가 탄핵 인용을 생방송으로 시켜본 뒤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인용된 직후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있던 한 시민이 외친 말이다. 이날 광주시민 1000여명은 대형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된 선고 영상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이 확정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광주시민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5·18광장에 모여 헌재 선고 생중계를 기다렸다. 이들은 오전 11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선고가 시작되자 긴장한 얼굴로 선고 내용을 경청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헌재의 파면 선고에 환호하고 있다. 황희규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헌재의 파면 선고에 환호하고 있다. 황희규 기자

문 대행이 오전 11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라고 주문을 읽자 광장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시민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민주주의가 이겼다”, “국민이 이겼다”, “만세, 만세” 등을 외쳤다.

5·18민주광장을 찾은 박은숙(58·여)씨는 “탄핵 선고일이 너무 늦어져 혹시라도 기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며 “5·18 당시 계엄령의 트라우마를 겪은 광주시민의 한 사람이기에 기쁨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탄핵심판 생중계를 주최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이겼다. 민주주의가 독재의 망령을 물리치고 또 한 번 승리했다”며 “국민을 배신한 공권력에 대한 허무함과 불안, 불면의 밤을 이겨내고 쟁취한 승리”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발표된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생방송으로 탄핵심판 선고를 지켜본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발표된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생방송으로 탄핵심판 선고를 지켜본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비상행동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 동안 윤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민주주의와 최소한의 법과 상식이 무너져선 안된다”며 집회와 단식·삭발 등을 통해 헌재의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비상행동 측은 이날 오후 7시 5·18광장에서 ‘광주시민 승리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이제부터는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이다!’ 등을 구호로 정한 비상행동은 헌재의 주문 선고 영상 시청과 공연, 퍼포먼스 등을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5·18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헌재의 선고 중계방송을 보며 “위대한 시민이 해냈다. 가장 위헌적인 내란 세력을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막아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윤석열 정부 3년간 제조업 경쟁력은 약화하고, 의료와 교육 현장에는 대혼란을 초래했으며 내란 세력은 헌정 질서를 공격했다”며 “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유능한 민주 정부를 수립해 국가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이날 윤 대통령의 파면 직후 대도민 담화문을 통해 “헌법을 수호하고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뜻으로 힘을 모아주신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혼돈의 시대가 끝난 만큼, 우리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다시 힘차게 도약해야 할 때”라며 “온 도민의 열정과 단결된 의지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오전 제주시청 앞에 모여 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오전 제주시청 앞에 모여 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남단 제주에서도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 직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윤석열 정권 퇴진·한국사회 대전환 제주행동은 이날 오전 제주시청 앞에서 탄핵심판 선고를 생중계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파면 선고를 지켜본 김정민(45)씨는 “헌재 선고가 너무 오래 걸렸지만, 결국 정의가 이겼다”며 “조속히 정국이 안정되고, 하루 빨리 제주관광과 경제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