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교단별 입장을 내놓으며 ‘국민 통합과 민주적 성숙’을 거듭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이 엄중한 결정 앞에 국민 모두가 성숙한 자세로 법의 판단을 존중할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며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다. 헌법 절차에 따른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 모두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이제는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다”라고 짚었다.  

 
또 진우 총무원장은 부처님 어록을 인용하며 “원망은 원망으로써 풀 수 없고, 오직 자비로써 풀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노와 대결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공동체를 위한 양보와 용서의 자세다”라고 강조했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김종혁 대표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원인이 돼 정당과 진영에 따라 극단적 대립과 분열을 초래했다”며 “대외적 국격 훼손과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며 국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한교총은 “정부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 선거를 차질 없이 수행하며, 여당과 야당은 국민적 갈등을 선동하지 말고, 국회로 돌아가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대의 민주주의 정치를 복원하라”며 “새 정부는 국회와 협력하여 국민분열을 막을 수 있는 권력구조로의 개편을 속히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라는 법의 시간은 일단락됐다”며 “특히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존재함을 잊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는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사회적 화해와 공동선의 실현을 위하여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가 민주적이고 성숙하게 실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성명서를 통해 ”탄핵에 대한 찬반의 입장을 떠나,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치권은 여야가 함께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적 신뢰 구축을 위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원불교는 나상호 교정원장 명의의 담화문을 내놓고 ”탄핵 심판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념과 우리나라의 삼권분립 원칙이 굳건히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 이는 대한민국이 더욱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나 교정원장은 정치권을 향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회복하기 위해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깊이 반성하고 자성하는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족종교인 천도교는 “헌법과 법 절차에 따라 심판이 이루어진 만큼, 국민 모두가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번 탄핵 심판 과정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견고함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더욱 발전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