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27번 언급…“尹 국정 마비 책임감 느꼈을 것”
“피청구인 임기 개시 후부터 계엄 선포 전까지 민주당은 행정안전부 장관 1인, 검사 12인, 방송통신위원장 3인 및 그 직무대행 1인, 감사원장 1인에 대하여 재발의를 포함 합계 22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는 국회가 탄핵심판제도를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우려를 낳았다”는 대목이다.
물론 “그것만으로 곧바로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됐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했지만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탄핵심판제도의 본래적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국회는 최근까지도 이미 기각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심판을 재추진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4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헌재 선고 관련 긴급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특히 주문을 낭독하기 전 결론에 이르러서는 약 1200자를 할애해 국회를 비판했다. “국회의 다수의석을 차지한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의 권한을 행사하는 일이 거듭됐고, 이는 정부와 국회 사이에 상당한 마찰을 가져왔다.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로 인해 여러 고위공직자의 권한 행사가 탄핵심판 중 정지됐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 예산안 심사도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증액 없이 감액에 대해서만 의결했다”며 “피청구인이 수립한 주요 정책들은 야당의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고 야당은 정부가 반대하는 법률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피청구인의 재의 요구와 재의에서 부결된 법률안의 재발의 및 의결이 반복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피청구인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원수로서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돼 가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어떻게든 타개해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계엄 선포 및 그에 수반한 조치들을 이러한 인식과 책임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피청구인이 야당이 중심이 된 국회의 권한 행사에 관해 권력의 남용이라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그것이 객관적 현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나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간 윤 대통령이 변론 과정에서 주장해 온 주장들을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전원일치 인용 편에 끌어들일 타협의 산물일 듯”

김영옥 기자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소추 사유 중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 의혹에 대해선 전원 일치로 “파면 사유는 안된다”고 결론 내렸는데, 김이수·이진성 당시 재판관은 약 1만5000자의 보충의견을 통해 “피청구인이 헌법상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 (파면 사유는 아니지만, 이를) 지적한다”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