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에서 상춘객이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탄핵 선고와 대형 산불 피해 등의 여파로 봄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지자체 행사가 선거법 위반으로 이어질 소지도 생겼다. 이 때문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이라는 말도 나온다.
봄꽃 피었지만…산불·탄핵 여파로 축제·행사 취소
경기 용인시도 4일로 예정됐던 ‘제9회 정평천 벚꽃 문화민속축제’를 취소했다. 대신 산불 피해지역 지원과 관련된 행정적·재정적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인천 강화군도 산불 예방을 위해 오는 5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강화 고려산 진달래 꽃구경 축제를 취소했다.

봄 기운이 완연한 3일 광주 광주천 일대 산책로에 벚꽃과 개나리 핀 사이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뉴스1
산불 피해 직격탄을 맞은 영남지역 대부분은 행사를 취소했다. 경북 안동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예정됐던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와 지난 2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안동벚꽃축제’ 등을 열지 않기로 했다. 경북 봉화군도 오는 11~ 13일 예고했던 ‘2025 벚꽃엔딩축제’를 취소했다. 경남 하동군도 지난달 28~30일로 예정했던 ‘제27회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지자체들의 축제 개최 고민은 더 깊어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자체장은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모든 행사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엔 4~5월에 열리는 축제·행사나 사업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묻는 연락이 쇄도한다고 한다.
경기 수원시는 5월 전통시장, 소상공인 점포 할인 행사를 지원하는 ‘새빛세일페스타’를 준비했지만 조기 대선 일정이 명확해질 때까지 6월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고양시도 조기 대선을 치를 경우 오는 25일 열 계획인 ‘고양국제꽃박람회’ 개막식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선거법 위반 시비를 없애기 위해 내빈 인사말 순서 등을 생략할 계획이다.
“국가적 재난 이해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서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양재천을 찾은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을 찍고 있다. 뉴스1
경기 오산시도 5일 개최한 ‘벚꽃 데이 축제’를 영남지역 산불 피해 주민돕기와 연계해 개최하기로 했다. 이훈 한양대 교수(관광학과)는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관광산업이 위축되면서 지역 경제 악화로 이어진다”며 “축제·행사를 무조건 취소하고 연기하기보단 애도하면서도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