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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상원 위원회에선 주(州) 아동노동법(Child labor law) 일부를 폐지해 이르면 14세부터 야간 근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상원 위원회에서는 '찬성 5' 대 '반대 4'로 찬성이 우세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플로리다 주(州)에서는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해 생긴 '일손 공백'을 청소년 노동으로 메우는 '아동 근로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X(옛 트위터)
또 학기 중에 1주당 30시간 이상 근무를 금지하는 규정도 없어진다. 이 밖에 청소년이 8시간 교대로 일할 때 최소 30분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규제도 폐지된다. 일부 지역에선 14~15세도 같은 조건으로 노동이 허용될 전망이다.
이런 제안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최근 "청년 노동력이 불법으로 미국에 온 이주민의 값싼 노동력을 대체하는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나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악시오스에 "왜 외국인을 불법으로 수입해야 하느냐"며 "과거에도 10대들이 리조트에서 일하곤 했다. 내가 어릴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는 플로리다의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미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경우 일자리 100개당 53명의 인력만 채워져 있다.
이에 대해 경제정책 분석가인 니나 마스트는 "법이 변경되면 젊은 근로자들이 보호를 덜 받고 고용주에게 '안 된다'고 말하기가 더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행법을 개정하면 학업 시간을 빼앗기더라도 상사가 정한 근무 시간을 받아들여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스트는 마이애미헤럴드에 "이 법안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청소년은 저소득 청소년이며 생계 때문에 일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따른 일손 공백을 청소년이 메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챗 GPT
플로리다 정책연구소의 노동 전문가인 알렉시스 추칼라스도 "장기적이기보다는 근시안적인 방안"이라며 "청소년이 주당 20시간 이상 일하면 고등학교를 중퇴하거나 학교 성적이 떨어질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청소년들이 약간의 추가 수입을 거둘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노동 시장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추칼라스는 또 "청소년이 위험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일하면 사고 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