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추방에 생긴 일손 공백…'10대'로 채우겠다는 플로리다 [세계한잔]

용어사전 > 세계한잔
※[세계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플로리다주(州)에선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해 생긴 '일손 공백'을 청소년 노동으로 메우는 아동노동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상원 위원회에선 주(州) 아동노동법(Child labor law) 일부를 폐지해 이르면 14세부터 야간 근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상원 위원회에서는 '찬성 5' 대 '반대 4'로 찬성이 우세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플로리다 주(州)에서는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해 생긴 '일손 공백'을 청소년 노동으로 메우는 '아동 근로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X(옛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플로리다 주(州)에서는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해 생긴 '일손 공백'을 청소년 노동으로 메우는 '아동 근로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X(옛 트위터)

폭스뉴스에 따르면 만일 개정안이 전체 주의회에서 승인되면 오는 7월 1일부터 발효된다. 미 의회전문 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개정안에선 16~17세가 학기 중에 오전 6시 30분 이전 또는 오후 11시 이후에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 사라진다. 

또 학기 중에 1주당 30시간 이상 근무를 금지하는 규정도 없어진다. 이 밖에 청소년이 8시간 교대로 일할 때 최소 30분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규제도 폐지된다. 일부 지역에선 14~15세도 같은 조건으로 노동이 허용될 전망이다.  


이런 제안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최근 "청년 노동력이 불법으로 미국에 온 이주민의 값싼 노동력을 대체하는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나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악시오스에 "왜 외국인을 불법으로 수입해야 하느냐"며 "과거에도 10대들이 리조트에서 일하곤 했다. 내가 어릴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는 플로리다의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미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경우 일자리 100개당 53명의 인력만 채워져 있다.  

이에 대해 경제정책 분석가인 니나 마스트는 "법이 변경되면 젊은 근로자들이 보호를 덜 받고 고용주에게 '안 된다'고 말하기가 더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행법을 개정하면 학업 시간을 빼앗기더라도 상사가 정한 근무 시간을 받아들여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스트는 마이애미헤럴드에 "이 법안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청소년은 저소득 청소년이며 생계 때문에 일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따른 일손 공백을 청소년이 메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챗 GPT

플로리다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따른 일손 공백을 청소년이 메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챗 GPT

비영리단체(NGO)인 '플로리다 포 올'(Florida for All)의 잭슨 오버링크 활동가도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저소득층 청소년"이라며 "저렴한 노동력을 찾는 기업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플로리다 정책연구소의 노동 전문가인 알렉시스 추칼라스도 "장기적이기보다는 근시안적인 방안"이라며 "청소년이 주당 20시간 이상 일하면 고등학교를 중퇴하거나 학교 성적이 떨어질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청소년들이 약간의 추가 수입을 거둘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노동 시장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추칼라스는 또 "청소년이 위험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일하면 사고 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