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밀집 지역. 뉴시스
6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이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당장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토허제로 시장이 한 번 요동쳤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강력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당분간 보합·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정치적 변동성은 금융·외환시장에 비해 부동산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 영향을 준다”며 “단기적 관건은 토허제 확대 지정 여파와 7월 예정인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여부”라고 말했다. DSR과 토허제가 유지되는 한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이뤄지며 시장 출렁임은 작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만 조기 대선 정국, 서울 부동산 고강도 현장점검·기획조사, 여름철 비수기, 금리 인하 지연, 3단계 DSR 시행 등이 겹치면서 매매·분양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반대로 서울 성동·마포·강동구 등지에서 토허제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경우 토허제 추가 지정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한 시민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을 담은 신문 호외를 보고 있다. 뉴스1
그럼에도 조기 대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 기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야당이 집권할 경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흐려지고 새 밑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부동산 공약은 ▶국토보유세 도입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본주택 100만 가구 공급 등이었다. ‘토지이익배당금제’로도 불리는 국토보유세는 모든 토지에 동일한 세율을 붙여 거둔 후 이를 모든 국민에게 나눈다는 개념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기본주택’에는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기본사회위원회를 출범했는데, 기본주택은 기본소득과 함께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 22대 총선 때도 기본주택 100만 가구 공급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1·3기 신도시 재개발·재건축 정책은 현행 뼈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임대 확대 등 디테일에선 차이가 있겠지만 해당 지역 주민 반발 등을 고려할 때 1·3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백지화되거나 재검토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와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폐지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정권 교체가 될 경우 투기 세력 규제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차용할 가능성이 높아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거리에 은행 ATM 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다만, 어떤 정당이 집권해도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익명을 원한 전문가는 "민주당이 썼던 토허제를 현 정부에서 휘두른 것처럼 사실상 여야 부동산 정책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시장 상황이 단기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에 단기 대응하는 정책보다는 지방에 산업 거점을 만드는 등 수도권-지방 간 부동산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권 차원의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