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 트럼프 협상 줄섰다...이시바, 트럼프와 통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상호관세’ 폭탄을 맞은 각국 정상들이 관세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약 60개국 중 중국과 캐나다 등은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았지만 상당수는 관세를 낮추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ABC 방송에서 “50개 이상의 국가가 대통령에게 협상 개시를 요청해왔다는 보고를 어젯밤 무역대표부(USTR)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에 해외정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를 초청해 와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에 해외정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를 초청해 와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대면 회담에 나서는 외국 정상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다. 7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네탸나후 총리는 6일 밤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시행 발표 전날인 1일 선제적으로 ‘미국산 제품 관세 철폐’를 발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17%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규모 대미 투자 등을 약속하고서도 24%의 상호관세를 통보받은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7일 “국난이라고 할 수 있는 사태”라며 “가능한 한 빨리 방미하고 싶다”고 말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고, 이 자리에서 일본이 최대 대미투자국으로서 미국의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음을 거듭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눈 것은 지난 2월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는 통화 후 기자들에게 "미일 두 나라가 (관세문제를 논의할) 담당관리를 지명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월 7일(현지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백악관에서 손을 잡고 미소를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7일(현지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백악관에서 손을 잡고 미소를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주요 무역 교역국 가운데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상호관세율(46%)이 부과된 베트남의 권력 서열 1위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산 제품의 관세 인하를 약속했다. 럼 서기장은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선 상호관세 시행 연기를 조건으로 대(對)미 관세 0%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베트남 외에도 고율의 상호관세가 매겨진 캄보디아(49%)의 훈 마넷 총리, 태국(36%)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공식 제안한 상태다. 캄보디아 역시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5%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고, 태국도 미국산 에너지와 항공기, 농산물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26%의 상호관세를 적용받은 인도도 “미국과 대결이 아닌 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7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이러한 외국 정상들의 '읍소'에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결정을 뒤바꿀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베트남, 인도와 맞춤형 무역 협상을 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본래 거래를 즐기는 성향을 지녔다”는 측근의 말을 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