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트렁크에 매달린 대형견. 연합뉴스
승용차 트렁크에 다른 사람 소유의 대형견을 매달고 도로를 달리다 개를 죽게 한 혐의로 입건된 운전자가 고의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7일 충남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운전자인 70대 A씨는 전날 오후 1시쯤 당진시 대덕동의 한 도로에서 차우차우 품종의 성견을 본인의 차 트렁크에 밧줄로 묶은 뒤 트렁크 문을 연 채 주행했다.
경찰은 오후 2시 17분쯤 '개가 차에 묶여 끌려가고 있다'는 112신고를 접수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20여분 만에 읍내동의 한 건물 앞에서 A씨의 차와 죽어 있는 개를 발견했다.
중국에서 유래한 대형견 품종인 차우차우는 성견이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우차우 품종을 반려견으로 키우는 A씨는 동호회에서 만난 다른 사람 소유의 개를 교배 목적으로 데리고 왔다가 되돌려주러 가기 위해 운전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개가 커서 뒷좌석 대신 트렁크에 실었다"며 "숨을 못 쉴까 봐 트렁크 문을 열고 운전했는데 개가 트렁크 밖으로 뛰어내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학대하거나 죽일 목적은 없었다"며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12신고 내용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당시 1시간 이상 개를 매단 채 주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뒤 동물 학대 정황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날 A씨를 상대로 소환조사를 마친 경찰은 죽은 개의 주인인 B씨를 상대로도 조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B씨가 현재까지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 소환조사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동물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고 타인의 반려견을 죽게 한 상황이라 재물손괴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며 "학대 정황이나 여죄 유무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혐의 관련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