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홍 기자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71억8000만 달러)는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로 큰 수준이다. 흑자 기간이 22개월을 넘어선 것도 2000년 이후 세 번뿐이다. 지난 1월 설 연휴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 경상수지 흑자 폭이 29억4000만 달러까지 줄었지만, 한 달 만에 70억 달러대로 회복했다.
2월 수출액은 537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519억3000만 달러)보다 3.6%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1.3% 증가했지만, 수입보다 수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81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1년 전보다 컴퓨터 수출이 28.5% 늘었고, 의약품(28.1%), 승용차(18.8%), IT기기(17.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도체 수출은 소폭 감소(-2.5%)했다.
상품수지와 함께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서비스수지는 지난 2월 32억1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여행수지 적자가 14억5000만 달러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3월까지는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본격 시행되는 4월 이후다. 미국은 오는 9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자동차, 자동차 부품, 철강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