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사령탑들. 왼쪽부터 서울 SK 전희철 감독·창원 LG 조상현 감독·울산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안양 정관장 김상식 감독·대구 한국가스공사 강혁 감독·수원 KT 송영진 감독. 연합뉴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에 선착한 정규리그 1, 2위 서울 SK와 창원 LG는 접전의 접전을 거듭하는 6강 PO가 치러지길 기대했다. 그러자 6강 PO를 거치는 3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6위 안양 정관장, 4위 수원 KT와 5위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빨리 끝내고 4강 PO를 치르겠다"고 응수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 행사에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올 시즌 PO는 3위 현대모비스와 6위 정관장이 5전 3승제 6강 PO에서 맞붙어 2위 LG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또 4위 kt와 5위 한국가스공사의 승자가 4강 PO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SK와 맞붙는다. 현대모비스의 조동현 감독과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은 나란히 숫자 '3'이 적힌 팻말을 들어 올렸다. 3연승으로 일찌감치 대결을 마무리하겠단 얘기다.
조동현 감독은 "정관장이 분위기는 좋지만, 우리가 3-0으로 이길 것"이라며 "우린 4강이 목표가 아니라서 빨리 끝내고 휴식을 취한 뒤 LG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상식 감독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힘들게 올라온 이상 빨리 끝내서 체력을 보완할 시간을 벌고 싶은 마음"이라고 맞받아쳤다.
두 감독의 입씨름을 지켜보던 조상현 LG 감독은 "김상식·조동현 감독 모두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고, 스타일도 잘 안다. 아는 만큼 철저히 분석한다면 어느 팀이 올라와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6강 PO에서 만나는 KT와 한국가스공사에서는 송영진 감독과 강혁 감독은 4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송영진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3' 팻말을 들고 싶었는데, 예의상 한 경기를 더 해서 3승 1패로 말씀드린다"며 도발했다. 강혁 감독은 "원정에서 먼저 1승 1패를 거둔 뒤 홈에서 끝내겠다"고 맞섰다.
정규리그 우승팀 SK의 전희철 감독은 "어느 팀이 올라오든 상관없다. 6강 PO에서 5차전까지 가길 바란다"고 여유를 보였다. 전 감독은 그러면서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소인 46경기 만에 1위를 확정하면서 좋게 마무리했다. PO에서 부담이 상당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선수단을 믿고 임하겠다. (은퇴 의사를 드러낸) 자밀 워니도 그렇고, 김선형, 안영준, 오재현 등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많다. '라스트 댄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선수들과 꼭 같이 가고 싶다는 마음에서 '어나더 댄스'를 추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6개 팀 사령탑들은 단기전인 만큼 작은 변수 하나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송영진 감독은 "상대가 강한 압박 수비를 펼치는데, 니콜슨을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경기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는 도움 수비, 더블팀을 많이 쓰는데 수비의 축인 하윤기가 잘해줘야 한다. 공격의 핵심인 허훈도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두 팀 모두 우리보다 인사이드 높이가 낮다"며 "옆에 있는 자밀 워니 때문이다. 다 알고 있는 뻔한 농구"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조동현 감독 역시 "(정규시즌에서 정관장에 2승 4패로 밀린 전적은) 크게 의미 없다. 디테일을 준비하겠다"고 했고, 동석한 이우석은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PO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간절하게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꼴찌에서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PO행 막차를 탄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은 "사소한 실수, 수비, 리바운드에서 승패가 결정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