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무총리실은 10일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총리실 내부에선 한 대행이 대선 출마와 관련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흘러나왔다. 평소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던 모습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한 대행은 이날도 평소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대응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부과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조현동 주미대사,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과의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주미대사관이 미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부,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에너지부 등 관련 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달라”며 “주미대사관도 현지 외교단과의 소통도 더욱 강화하고 관련 정보를 적시에 파악해 충실히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조 대사는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 이후 미국 측 관계자들이 조선과 에너지, 무역 분야에서 한국과 더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국무총리실
한 대행의 출마설에 국민의힘에서도 조속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 중에는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후보 등록일인 14~15일 전에는 경선 참여를 확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황 위원장은 ‘한 대행을 꽃가마라도 태워 추대해야 하지 않겠냐’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선관위에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을 향한 견제구도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가까운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SBS 라디오에서 “행정과 정치는 완전히 다르다”며 “(경선 통과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위원은 9일 페이스북에 “한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대선 출마로 인한) 두 달의 국정 공백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대행과 가까운 한 전직 정부 고위 인사는 “더불어민주당이 탄핵해 쫓아내면 모를까, 권한대행직을 버리고 출마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