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래퍼 ‘호미들’, 8년 만에 중국 본토 공연…中 문화개방 기대감

한국 국적 가수로 8년 만에 중국 본토에서 공연을 연 한국 3인조 래퍼 ‘호미들’의 중국 공연 포스터. 사진 웨이보 캡처

한국 국적 가수로 8년 만에 중국 본토에서 공연을 연 한국 3인조 래퍼 ‘호미들’의 중국 공연 포스터. 사진 웨이보 캡처

한국 3인조 래퍼 ‘호미들’이 한국 국적 가수로는 8년 만에 중국 본토에서 공연을 열었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호미들은 이달 12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봄 투어 ‘형제들’ 첫 공연을 열었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에 반발해 지난 2016년부터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을 적용해왔다. 이로 인해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 록밴드 ‘세이수미’가 베이징에서 공연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중대사가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공연은 3주를 앞두고 갑작스레 취소됐다. 당시엔 다소 부정적이던 중국 내 반한 여론과 언론 분위기가 공연 무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과 올해 1월에는 한국 인디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미국 국적)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과 후베이성 우한, 허난성 정저우 등에서 공연을 허가받으며 중국의 문화 개방 기대가 켜져 갔다. 이어 한국 국적인 호미들이 공연하면서 중국의 문화 개방 흐름이 한층 힘을 얻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호미들이 우한에서 공연한 12일에는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 제주도와 하이난성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엔 한국 트로트 가수 윤수현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봄 투어 ‘형제들’에서 3인조 래퍼 ‘호미들’이 공연하고 있다. 사진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훙수 캡처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봄 투어 ‘형제들’에서 3인조 래퍼 ‘호미들’이 공연하고 있다. 사진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훙수 캡처

 
가요계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관측된다. 이달 초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이정재정우성 등이 베이징에서 중국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들과 회동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중국은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압박 속에 올해 들어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을 향해서도 일방적 비자 면제와 문화 교류 중요성 강조 언급 등으로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는 10∼11월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올해를 한중 관계 개선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월 하얼빈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며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 부분으로 (교류)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