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타격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질주 중이다. AP=연합뉴스
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 22일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공격수는 이정후와 윌머 플로레스(34)”라면서 “올 시즌 타율 1할대(0.194)로 부진한 중심 타자 윌리 아다메스(30)의 타격 공백을 두 선수가 효과적으로 메워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정후는 내셔널리그 13위에 해당하는 타율(0.315)을 비롯해 장타율(0.573) 7위, OPS(0.947) 10위, 안타(28개) 9위, 득점(20점) 7위, 2루타(10개) 1위, 3루타(2개) 2위 등 공격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타자 이정후’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장타 생산 능력이 기대 이상이다. 슬러거형 타자가 아닌데도 올 시즌 10개의 장타(2루타 10개, 3루타 3개, 홈런 3개)를 기록해 이 부문 내셔널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외야가 넓어 타자친화적이라 평가 받는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덕을 보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시프트 포함) 상대 수비 위치까지 감안해 타구 방향을 결정하는 능력이 탁월한 게 진짜 비결”이라 칭찬한다.

이정후는 왼손 타자 이면서도 좌완 투수와 상대할 때 더욱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2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홈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정후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을 모두 오른손 타자들로 채웠다. 상대가 왼손 선발(호세 킨타나)을 가동하자 내린 결정이다. 비록 이정후가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팀도 3-11로 졌지만, ‘좌승사자(좌완에 강하다는 의미의 이정후 별명)’에 대한 사령탑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할 수 있다.
이정후의 두 장점은 팀 공헌도 관련 지표(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팬그래프닷컴 지표(fWAR)는 1.4로 이정후를 메이저리그 전체 5위에 올려놓았다.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 지표(bWAR) 또한 1.5로 5위다. 올 시즌 23경기에 이정후를 기용한 샌프란시스코가 평균적인 선수 대비 1.4~1.5승 정도를 추가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린다는 의미다.

올 시즌 초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오른쪽) 를 팀 공격의 핵심으로 활용 중이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