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검은 연기 뒤덮여”…코엑스 화재, 악몽될 뻔한 35분

 
서울 강남 삼성동 소재 대형 복합쇼핑몰 코엑스에서 불이 나 시민 수백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발생 35분 만에 불길이 잡혔고,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서울 강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25일 오전 11시쯤 코엑스 2층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33대 및 인력 121명을 동원해서 오전 11시 42분 초진을 완료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식당 주방 후드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내 입정한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 많은 연기가 나고 있다. 뉴스1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내 입정한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 많은 연기가 나고 있다. 뉴스1

 
이날 화재로 검은 연기가 스타필드 인근을 뒤덮으면서 이용객 및 근무자들이 급히 대피하는 등 소란이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옛 트위터)’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2층에서 나온 연기는 건물 밖으로 솟구치면서 영동대로 방면으로 번졌다.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내부에 있던 이용객 및 관광객들이 밖으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독자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내부에 있던 이용객 및 관광객들이 밖으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독자

 
코엑스에서 열린 IT 박람회에 온 김종목(25)씨는 “갑자기 연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별마당도서관까지 연기가 퍼졌다”며 “‘불이 났으니 밖으로 이동하라’는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대피했다”고 했다. 업무차 코엑스를 방문한 유모(31)씨는 “3층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매캐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며 “인파와 함께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서 외부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이모(63)씨는 “파란 하늘이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25일 코엑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스타필드 동문 출입이 일시적으로 제한됐다. 이수민 기자

25일 코엑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스타필드 동문 출입이 일시적으로 제한됐다. 이수민 기자

 
불이 난 직후 코엑스 일대 출입이 제한되면서 일부 관광객은 건물 밖으로 나가 내부가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마스크를 쓰고 화재 진압 과정을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수학여행을 왔다는 김세은(13)양은 “화재가 진압됐단 방송이 나온 후 건물 내부로 들어왔는데 몇몇 에스컬레이터 이용이 제한돼 길을 잃었다”고 말했다.


오후 2시 기준 코엑스는 모든 층을 개방하되 불이 난 2층 일부 구간은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소방호스로 미끄러워진 바닥을 정리하고, 배연(排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월드 IT쇼’도 한때 중단됐으나 다시 관람객을 받고 있다. 

25일 오전 코엑스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35분만에 진압됐다. 건물 관계자들이 배연·배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수민 기자

25일 오전 코엑스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35분만에 진압됐다. 건물 관계자들이 배연·배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수민 기자

 
코엑스 관계자는 “화재 직후 사이렌이 울리면서 방송을 통해 대피할 것을 안내했다”며 “불이 난 정확한 원인 등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이 정리되면 건물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화재 발생 원인 및 초동 조치와 관련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