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반도체 8종 125% 보복 관세 철회…메모리칩은 제외"

일러스트=정소현 인턴

일러스트=정소현 인턴

 
중국 당국이 미국산 반도체 8종에 대한 125% 보복 관세를 철회했다고 CNN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수입 대행업체가 통관 과정 중 이러한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같은 조치가 당국의 공식 발표 없이 조용히 이뤄졌다고 했다. 이미 납부한 관세도 환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전 지역의 세관 당국이 일부 기업에 이 같은 변경 사항을 통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선전 기업 HJET은 24일 공식 SNS에 "환상적인 소식"이라며 "중국 세관으로부터 반도체와 집적회로에 관한 8개 관세 코드가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됐다"고 공지했다. 마찬가지로 선전에 본사를 둔 반도체 수입사인 타이항 또한 세관으로부터 관세 면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의료 장비와 에탄과 같은 산업용 화학제품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목에 한해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인 중국의 일부 공장들은 미국산 에탄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병원들도 GE헬스케어와 같은 미국 기업이 생산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등의 고급 의료 장비에 기대고 있다.

또한 중국 당국은 항공기 임대에 관한 관세 면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 업체로부터 임대해 사용 중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면제 대상 품목은 아직 검토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면제 조치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에탄 외에 액화천연가스(LPG)에 대한 관세도 면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다안 스트루이븐 애널리스트 등은 보고서에서 "석유화학 원료는 역사적, 경제적 이유로 중국의 관세 면제 리스트 최우선 순위에 오를 수 있다"면서 "이들 품목은 2018년에도 기존 규제에서 면제된 바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이번 면세 검토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45%의 추가 관세에서 일부 전자제품을 제외하기로 한 것과 유사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추가 관세를 철회하려는 움직임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두 국가의 무역관계가 얼마나 깊게 얽혀 있으며, 중국 경제의 일부가 여전히 미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