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렸다가 쪘다가…" 패딩 다시 꺼냈다, 요즘 날씨 쌀쌀한 이유

 아침 기온이 떨어지며 비교적 쌀쌀한 날씨를 보인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외투를 걸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아침 기온이 떨어지며 비교적 쌀쌀한 날씨를 보인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외투를 걸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얼렸다가 쪘다가, 동태가 된 기분이다"  

30대 직장인 오모씨는 4월 내내 기온 변화가 큰 날씨 탓에 감기를 달고 살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교차도 크고, 며칠 사이에도 봄처럼 따뜻했다가 추워진 날이 많아서인지 주위에 감기 걸린 사람이 많다"고 했다.  

25일 서울 아침 기온은 2.6도(은평)까지 내려가는 등 쌀쌀했다. 이날 오전 광화문에선 패딩을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전북 무주, 강원 횡성 등 내륙 고산 지대는 영하로, 경기 북부 지방은 0도 부근으로 떨어졌다. 

이날 아침 추위는 고도 1.5㎞ 상공의 0도 안팎 찬 공기가 중부지방을 덮으면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가 맑을 때 밤사이 내륙 기온이 내려가는 복사 냉각 효과가 더해져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0도 부근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북쪽 찬공기 영향…기온 변화 컸던 4월  

4월 전국 평균기온은 현재까지 12.7도로 평년(12.1도) 수준이다. 하지만 기온 변화가 잦고 봄철부터 고온 현상을 겪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온이 낮은 때가 잦았다. 


서울의 경우 눈이 내린 4월 중순에 낮 기온 변동폭이 컸다. 11일 낮 최고기온 24.2도에서 14일 6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7일 24.7도까지 올랐다. 3일 간격으로 기온이 18도가량 내렸다 다시 올랐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기상 전문가들은 올 4월 기온 변동폭이 컸던 이유를 강한 저기압의 영향과 약해진 북극 제트기류로 설명했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가면 후면으로 북서풍이 들어오는데, 올해는 저기압의 세기도 강했고, 이동이 느려 영향을 길게 준 적도 있어 추위가 강하게 나타난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기압은 주말마다 비를 뿌렸다. 비가 내린 뒤엔 기온이 떨어졌다. 반면, 한반도 남쪽 북서태평양은 따뜻한 상태라 찬 공기의 영향이 없을 때는 기온이 금방 오르기도 했다.

   

지난13일 오후 충북 제천에서 만개한 벚꽃 위로 폭설이 내려 이색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뉴스1

지난13일 오후 충북 제천에서 만개한 벚꽃 위로 폭설이 내려 이색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뉴스1

 
반기성 케이클라이밋 대표는 "약해진 북극 제트기류가 동아시아 날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 제트기류는 북극 부근을 돌면서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데,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중위도까지 북극 한기가 내려오기도 한다. 

4월 중순 한·중·일에 강풍과 폭설, 우박 등 극한 기상을 일으킨 절리저기압도 제트기류에서 떨어져 나왔다. -30도의 북극 한기를 품은 탓에 더욱 극한 기상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당분간 고기압 영향, 아침엔 쌀쌀

당분간은 한반도가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 심한 기온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4월 말까지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은 10도 밑으로 내려가는 가운데 내륙을 중심으로 쌀쌀하고, 낮 기온은 20도 안팎으로 덥지 않은 봄날씨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