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위성' 우주패권 전쟁…미국 4.2만대 맞서 중국 5만대 쏜다

지난 17일 찾아간 상하이 쑹장구에 조성된 G60위성인터넷혁신센터의 문이 잠겨있다. 뒤로는 정부업무보고에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들어간 ‘상업우주’를 위시한 지방 정부의 위성인터넷 산업 진흥 정책이 적혀 있다. 상하이 쑹장=신경진 특파원

지난 17일 찾아간 상하이 쑹장구에 조성된 G60위성인터넷혁신센터의 문이 잠겨있다. 뒤로는 정부업무보고에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들어간 ‘상업우주’를 위시한 지방 정부의 위성인터넷 산업 진흥 정책이 적혀 있다. 상하이 쑹장=신경진 특파원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 쑹장구에 조성된 'G60 이노밸리'를 찾았다. 중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는 스페이스세일(중국명 위안신·垣信) 본사가 있는 위성인터넷산업 클러스터다. 명칭은 상하이와 윈난성 쿤밍을 잇는 2360㎞의 고속도로명(G60)에서 차용한 것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스페이스세일은 지난해 2월 일거에 67억 위안(약 1조35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1만5000개 저궤도 위성 발사를 시작했다. 한번 발사에 18개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방식으로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90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올해는 총 648개 위성을 우주에 올릴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 쑹장구의 G60이노밸리에 위치한 중국판 스페이스엑스로 불리는 스페이스세일(중국명 위안신·垣信) 본사 정문에 회사 로고가 띠를 두르고 있다. 이곳 위성산업 클러스터에는 1.5일에 위성 한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 체인이 조성되어 있다. 상하이 쑹장=신경진 특파원

중국 상하이 쑹장구의 G60이노밸리에 위치한 중국판 스페이스엑스로 불리는 스페이스세일(중국명 위안신·垣信) 본사 정문에 회사 로고가 띠를 두르고 있다. 이곳 위성산업 클러스터에는 1.5일에 위성 한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 체인이 조성되어 있다. 상하이 쑹장=신경진 특파원

이날 위성인터넷 스타트업들이 입주한 인큐베이터도 찾았다. 꽁꽁 걸어 잠근 문 뒤로 '우주 상용화'를 명시한 지난해와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앞세운 간판이 보였다. 상하이→G60→쑹장을 잇는 위성산업 클러스터의 청사진이었다. 

스페이스세일은 90개 위성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차이나모바일과 협력해 푸젠성 샤먼의 크루즈선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위성인터넷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해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스페이스세일은 오는 2026년부터 브라질에 위성인터넷 상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라질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페이스 X를 경영하는 일론 머스크와 갈등을 빚은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국영 통신사 텔레브라스에 중국과 협력을 지시한 덕이라고 한다.   


지난 1월 29일 찾아간 중국 슝안 신도시의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중궈싱왕·中國星網) 본사 버스정류장 표지. 중국 국영기업 규모 26위인 중궈싱왕은 슝안에 입주한 1호 기업으로 중국 정부가 6G 위성인터넷 산업을 중시하는 정도를 잘 보여준다. 슝안=신경진 특파원

지난 1월 29일 찾아간 중국 슝안 신도시의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중궈싱왕·中國星網) 본사 버스정류장 표지. 중국 국영기업 규모 26위인 중궈싱왕은 슝안에 입주한 1호 기업으로 중국 정부가 6G 위성인터넷 산업을 중시하는 정도를 잘 보여준다. 슝안=신경진 특파원

중국 위성인터넷을 대표하는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약칭 星網·싱왕)은 허베이성 바오딩시 동쪽에 있는 슝안(雄安)신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 방문한 싱왕 본사는 경비가 삼엄했다. 

위성 사진으로 보면 본사 건물은 회사명에 맞춰 별 모양으로 지어졌다. 일대는 중국의 3대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위성인터넷 메카를 이루고 있다. 

싱왕은 2020년 9월 총 1만2992개의 위성을 갖춘 저궤도 위성 별자리 계획인 'GW 위성군' 계획을 발표했다. 2035년까지 세계 전역을 커버하는 차세대 고속 통신 규격인 ‘6G(세대) 통신’의 실용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지난 11월엔 리창(李强) 총리가 이곳 싱왕 본사를 찾아 신속한 위성망 구축을 격려하는 모습을 중국중앙방송(CC-TV)가 보도하기도 했다. 싱왕은 국유기업 중 26위 규모다.  

베이징은 민영 기업을 앞세웠다. 민간 상업용 위성의 선두주자인 란젠훙칭(藍箭鴻擊)이 추진하는 훙구(鴻鵠)-3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위성망을 등록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1만대 발사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중국이 발사를 신청한 총 위성 대수가 5만1300개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이는 스페이스X의 발사 계획 4만2000대를 능가한다. 스타링크는 지금까지 8000대의 위성을 발사했으며 올해 2월 기준으로 7078개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126대를 발사하며 추격 중이다.  

문제는 발사 단가다. 재활용 위성을 사용하는 미국은 궤도에 위성을 올리는 비용이 ㎏당 3000달러(약 441만원)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6만~15만 위안(약 1214만~3035만원)으로 비싸다. 지난 9월 민간 우주기업이 자체 개발한 로켓 '주췌(朱雀) 3호'가 재활용 비행 시험에 성공했지만, 아직 상용화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은 발사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전자석식 발사를 연구 중이다. 민간 우주회사 싱허(星河)동력이 항공모함의 전자기 캐터펄트(EMALS) 발사 방식을 채용한 ‘구선싱(穀神星) 2호’ 로켓을 오는 2028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구선싱 1호의 경우, 지금까지 19차례 발사해 18차례 성공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발사 방식이 미·중 저궤도 위성 경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도 미·중의 경쟁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할 수 없는 처지다.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입체통신연구소장은 "5G 통신에선 표준 선점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미국 정부가 6G 통신 주도권 확보를 위해 표준 선점 및 기술 개발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6G 위성인터넷 시대를 앞두고 한국은 통신주권 확보를 위해 이미 앞서가는 미국, 중국보다는 유럽 등 제3국가들과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