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학교 흉기사고 ‘비상’…가위·커터칼 소지 금지로 충분할까

28일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직원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본인을 포함해 7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사건이 발생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28일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직원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본인을 포함해 7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사건이 발생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충북 청주에서 고교생이 흉기를 휘둘러 교장 등 6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하며 학교 안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교원단체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교사의 생존권이 위협 받고 있다”며 교육 당국의 대응을 비판했다.

28일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교 내 흉기 폭력 사건이 잇따르며 구성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폭력 전조를 보인 학생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리와 대응을 철저히 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교원 안전이 구조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며 "충북교육청과 관계기관은 사건 진상을 신속히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교 내 흉기 사건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에선 상담을 받던 학생이 현장에 있던 가위로 교사를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해 7월 광주 북구의 한 중학교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후 교실 복귀를 거부한 학생이 지도하는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2023년 8월엔 경기 성남시의 한 중학교에서 친구 간 다툼에 대한 상담을 요구하며 학생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소동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했다. 

안전조치·예방교육 강화하지만 “실효성 있나” 

28일 오전 8시 36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흉기를 휘두른 사건과 관련해 경찰 등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뉴스1

28일 오전 8시 36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흉기를 휘두른 사건과 관련해 경찰 등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흉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예방 교육과 안전 관리 강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커터칼, 가위, 손톱깎이 등 위험 물품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통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공격 성향을 보인 학생들에게 흉기 가능성이 있는 물건에 대한 안전 수칙을 안내하고 있지만, 몰래 반입하는 것까지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학교 안전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 확대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평균 10.7개 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교사노조는 "학교마다 1명의 전담경찰관이 배치돼야 교내 폭력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충북 청주에서 흉기를 휘두른 고교생은 특수교육대상자로, 특수학급과 일반학급을 오가는 완전통합교육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통합교육은 일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통합을 위해 필요한 교육 방식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나, 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통합교육의 가치는 분명하지만 이에 걸맞은 지원 시스템과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특수교육대상자·일반학생·교사 모두에게 안전한 교육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